경제

중산층이란 존재하는가?

두 아들 아빠 2009. 5. 20. 12:52

중산층이란 경제학 용어에 없는 말입니다. 따라서 학문적으로 정리되지 않아서 그 계층을 딱히 정의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중산층을 키워야 하느니, 중산층이 무너졌느니, 하며 호들갑을 떨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현존하는 중산층의 단정적인 양태는 전통적인 상류층으로 진입하기란 어렵고, 반대로 하류층으로 떨어지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또한 자기 대에는 중산층의 삶을 살아도 자녀의 교육 정도, 유산, 자산관리 등으로 자녀 대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기 대에서 하류로 전락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중산층 진입에 대한 유혹은 서민들에게 강열한 경제적 욕구를 불러옵니다. 그래서 결국엔 하는 짓이 부동산 투기입니다. 부동산 투기란 개발도상국에서 국가와 거대 자본가들이 은행 돈을 풀어서 합니다. 산업화에 이은 상업화로 서민들이 부를 좀 쌓을 무렵에 착취의 수단으로 쓰이는데, 부동산 가격이 올라 적기에 사고팔아서 재미를 본 서민은 별로 없습니다. 다만 자기가 살고 있는 한 채의 아파트가격이 올랐다고 기분이 흐뭇했을 뿐이다. 한 채의 집을 사고 팔면서 이득을 얻어다 해도 물가 상승율을 넘기 어렵습니다.

 

아파트만큼 외벽이 허접한 건물은 콘크리트에 수성페인트를 두 번 칠한 군대의 방카밖에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엄청난 가격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중산층이라는 허상은 부동산 투기 바람이 빠지면서 벗겨집니다.

 

중산층이란 허상은 정치적으로도 심각한 곡해를 불러 옵니다. 마치 자기가 주류인 상류층에 다다른 것 같은 생각 들게 해서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될 것 같은 확신을 줍니다. 그러는 동안에 전통적 상류층은 자기들 잇속을 채우는 것입니다. 이명박 정권이 경제를 살린다고 한 거짓말에 다 속아 넘어간 것도 그 이유 때문입니다.

 

어느 한 계층을 중산층이라고 하는 것은 또 다른 계급사회를 조장 합니다. 하층민과 수구 기득권 간에 안전지대를 만들어서 그들로 하여금 개 노릇을 시키려는 속셈도 있습니다.

 

중산층을 두텁게 할 일이 아니라, 사화안전망을 구축해서 열심이 일하던 사람들이 한 순간에 형편없는 상황으로 떨어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그렇게 될 경우 국가가 구제를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무한 경쟁 시대라고 하면서 실용을 앞세워서 뭐든지 ‘돈이 힘이다.’라고 한다면 서민들은 영원한 노예의 신분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