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방, 농촌

삼성에서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나는 분들께

두 아들 아빠 2007. 9. 14. 08:28
 

삼성을 떠나고 남은 분들께


 삼성 연내 5,000명 구조조정    -관련 기사-        


삼성은 1차 구조조정으로 임원 30여명과 2,000명의 인원 감축을 단행했다.

연내에 5,000명을 채워 감축한다고 한다. 연내라고 해봐야 불과 서너 달 밖에 남지 않았다.


대기업에서 구조조정을 하면 갈 때가 없는 사람은 나서지도 못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 먼저 나간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래서 ‘조직 개편’이 ‘조직 개판’될 여지가 많다. 결국 연줄 없는 사람은 눈치나 보다가 쫓겨나가 듯이 내 몰리기 일 수 다.


재취업을 한 사람은 논외로 하고, 준비 없이 내몰린 사람들의 참담한 심정은 이루해아 릴 수 없다. 실업은 금전적인 문제도 있지만 소속감이 없음으로 인한 정신건강이 해치는 것도 심각하다. 이로서 가정 안에서도 정체성을 잃고 자신과 가족을 어렵게 하기도 한다.


직장을 가정보다 우선해야 하는 삼성의 기업문화에 자신을 다 받쳐온 이들로서는 대안이 없기 마련이다. 특히 직급과 나이가 많을수록 더욱 그렇다. 대기업의 속성은 사람을 조직의 일개 부품으로 만들어 가서 오래 있을수록 다른 곳에 갈 수가 없게 만든다. 큰 기계의 부품은 작은 기계에는 쓸모가 없어서 이직도 만만하지 않다.


몇 푼 안 되는 위로금과 퇴직금을 받아 들고 어린 자녀들을 바라보면 암담한 생각이 든다. 앞으로 삶이 막막하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다. 여기서 생각을 정리하고 전환을 해야 한다.


회사 생활을, 더구나 삼성에서 오래 한 사람은 업무로 연결 된 사람 외에 교제관계가 넓지 못하다. 회사를 그만두면 일 때문에 알았던 사람과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마련이다.


정보부족으로 마땅히 다른 일을 하기도 어렵다. 또 있다 하더라도 경험이 없으면 실패 할 확률이 훨씬 높다. 그래서 재취업이나 일을 찾을 때까지 잘 놀아야 하는데 대게 그렇지 못하고 서둘러 일을 벌이거나 극심한 가정불화로 인하여 가정이 깨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압력이 높은 대서 갑자기 낮은 곳으로 이동하면 기압차로 인하여 현기증이 일어난다. 그 반대의 경우보다 정신적으로 더 심각한 영향을 받는데 기압차를 극복하려면 완충기간이 필요하며 이는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하는 일 없이 밖에 나돌아 다닌다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할일 없이 거리를 해 맨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해 본 사람은 잘 안다. 얼마간은 쓸데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일을 찾지 못하면 결국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게 마련이다.


가장은 밖에만 있었기에 평일 날 낮 시간 때에 집에서 자기 공간은 없기 마련인데 가족들도 불편하다. 특히 아내의 경우는 그동안 낮 시간 때는 자유롭게 돌아 다녔지만 남편이 집에 있으면 신경이 쓰이고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다.


가정주부들이 점심을 밖에서 먹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남편이 집에 있으면 매일 점심을 차려 주어야 하기에 날이 갈수록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남편의 입장에선 아이들 방문선생들도 들락거리고 아내 이웃도 찾아오고 아이들 친구들이 오기도 하기 때문에 눈치가 보이지 않을 수 없다. 사회 활동을 했던 가장이 어느 날 갑가지 집안으로 들어앉았다는 사실은 무게의 중심이 확 쏠려갔다는 의미로 본인뿐 아니라 가족 전체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 충격적인 현실을 먼저 자신이 인정해야 한다.


우선 자기 자신을 찾아야 한다. 인생은 결국 사람이 사람을 남긴다는 것에 집중해서 미래의 자기와 아내, 자녀의 모습을 그려보기를 권한다.


가족 모두 여행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인데 심리적 안정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여행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며 무리해서 해외여행을 가는 것은 말리고 싶다. 현재 상황은 돈을 함부로 써서는 안 되기 비상시국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처지에 당당할 필요가 있는데 십 수 년을 벌어 먹였으면 한 1~2년은 쉬어도 된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 IMF 때 사회적으로 전면적인 해고 사태가 났을 때 퇴직 사실을 가족에게 숨긴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는 안 된다. 모든 사실을 가족에게 털어 놓고 자기 계획을 말하고(없으면 없는 대로) 함께 하자는 당당함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래야 아내도 불안하지 않고 자녀들도 위축되지 않는다.


쉽지는 않겠지만 무엇보다 소원했던 아내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자녀들은 부모가 함께 안정적이면 상황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그리 흔들리지 않는다. 자존심이나 채면을 따질 일이 아니다. 아내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아내에게 볼 일이 있으면 낮에 언제든지 나가도 좋다고 말하고 점심도 스스로 차려 먹어야한다. 그렇지 못하고 놀고 있으니 나만 바라보고 챙겨 달라고 어린아이 같이 투정하면 아내와 관계성을 더 멀게 하는 짓이다.


어느 퇴직자의 글에서 낮에 혼자 밥을 먹으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하는데 쓸데없는 자기 연민일 뿐이다. 자기 아내는 수 없는 날을 혼자 점심을 먹었다.

 

상황이 변하면 변한대로 현실을 인정하고 적응하려고 노력해야지 그렇지 못하고 옛 생각을 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서는 아무런 도움도, 해결도 되지 않는다. 자기 안에 있는 억울함과 분노를 지워가야 한다.


아이들이 다 성장 했다면 아주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대게 요사이 퇴직자들의 자녀는 많이 커야 대학생이거나 초, 중, 고등학생들이다.

아내와 관계성을 잘 세우면서 자녀 문제에 집중을 해야 한다. 갑자기 잔소리나 간섭을 하면 저항감이 생기게 마련이고 자녀의 고민을 들어 주는 것으로 대화를 터야 한다.


비록 현재는 명퇴자로 전락했지만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쌓아 온 실력이 있다. 이를 자녀에게 잘 전수 할 기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소속감이 없어지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마련이다. 예전에는 시간이 없어서 못 했던 일이라 할지라도 남어도는 게 시간이지만 막상 할일 없다. 자기 취미 생활에 빠지는 일은 가족과 담을 쌓자는 것으로 자제해야 한다.


퇴직자들 중에서 최악의 경우는, 경험 없는 사업에 뛰어 들어서 그나만 있는 재산을 날려 버리는 일이다. 더구나 아내와 가족까지 모두 동원해서 힘들게 일하다가 말아 먹으면 그 가정은 거의 죽음이다.


우리사회 어디에나 기존의 실력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들과 준비도 없이 맞선다는 것은 무모함이다. 조급함을 버리고 함부로 일을 벌이지 않기를 권한다. 월급쟁이는 닭장의 닭이고 오래 된 자영업자들은 놓아기른 닭이다. 함부로 자영업에 손을 대면 안 된다.


퇴직 이전에 누리 던 것을 그대로 누리려고 하면 안 된다. 예전에 잘 나가던 때처럼 하려는 것은 욕심이며 욕심은 화근을 부르기 마련이다.

나이를 먹어 감에 따라 줄여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하는 게 인간의 도리며 순리다.


이번 구조조정에서 벗어났다고 그리 좋아 할 일이 아니다. 삼성은 적자 폭이 큰 순으로 당분간 ‘상시 구조조정’ 양태를 띄고 수시로 인력을 감축 할 것이다. 이에 대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 부서의 수장이 나가고 다른 사람이 겸임을 하면 그 부서는 더 이상의 인력을 자르겠다는 뜻이다.


회사가 자기 인생을 책임 질것이라는 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회사는 단지 한 달 동안 욕먹은 대가로 월급을 줄뿐이다. 삼성이 타 회사 보다 월급을 더 많이 준 이유는 개털 같은 자부심을 불어 넣어주고 그 대가로 노조의 싹을 잘라 언제든지 사람을 자를 수 있게 만든, 어찌 보면 아비하기 짝이 없는 기업이다.

 

'인재제일주의'가 고작, 회사가 어려우면 사람부터 자르는 것인가!


삼성은 얼마 전부터 그룹 차원의 사회 캠페인으로 “고맙습니다.”를 하고 있다. 적자가 났다고 직원들 자르는 주제에 뭐가 고맙다는 것인가! 그동안 제때 월급 줘서 '고맙습니다!' 하라고~ 그래서 이렇게 질러 버렸다.  <클릭> 삼성그룹! 고맙습니다.

 

삼성! 쫀쫀한 것들이 최고 조회수에 최고 추천을 받았는데도 상금을 주지 않더군요.

 

삼성! 앞에서 웃기고 뒤에서 골패는 짓은  이제 그만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