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분노

두 아들 아빠 2007. 10. 8. 08:32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한없는 사랑을 말해야 하는데 뜬금없이 웬 분노라고 하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 세상의 모든 母子지간이 끈끈한 사랑으로 뭉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괜한 시비가 될 일지만 현실은 그렇지만은 않다.


사춘기를 전후하여 아들과 어머니는 되돌아 올수 없는 감정의 강을 건너는 수가 있다. 고부갈등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발생되지만 모자간에 정리 되지 못한 감정이 내재됨이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사춘기시절의 아들은 자아가 생기면서 자기 의지 대로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여기에 어머니가 지나친 간섭을 가하기 시작하면 거짓말을 하기도 하는데 문제는 아들의 거짓말을 파악하는 능력이 어머니에게 있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아들이 조금만 부자연스러운 언행을 해도 즉각 감지하게 되어있다. 그런데도 아들은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대들기도 하는데 아무리 자기 뱃속에서 나온 아들이지만 가증스러움을 참는대도 한계가 있다.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면 아버지가 없는 사이에 큰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아들의 기가 막힌 대들음이나 광적인 분노를 보고 어머니는 혼절하기 마련이다.


여성은 남성의 거짓말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알아낸다고 한다. 하지만 동물적이 아니라 극히 인간적이고 기질적이며 오랫동안 반복된 감각으로 알아낸다.

간난아이 때부터 양육한 어머니는 아들의 표정만 보아도 배가 고픈지, 똥을 쌌는지, 오줌을 지렸는지, 몸이 아픈지 다 알게 되어있다. 그런 오랜 경험을 통해서 아들이 거짓말을 하는지 다 파악하게 되어있다. 아이를 양육하지 않은 여성들도 수천 년 간 내려 온 선험적 기질을 타고 났다.


아들은 자신의 거짓말을 기막히게 알아내는 어머니가 부담스러워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번번이 당하고 있다가 어머니가 심증만 있고 확증이 없는 상황에서 나무라면 눈을 부릅뜨고 달려드는데 아들의 막무가내와 큰 덩치를 감당 할 수가 없다.


슬픈 일이 지만 이때부터는 아들의 심정 살피는 감각이 현저히 떨어진다. 대신에 어머니의 마음은 분노로 치닫게 되는데 어디다 하소연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계속해서 감정 대립을 할 수도 없는 일이다.

 

남편에게 호소했다가는 “그동안 당신 마음대로 해 놓고 이제 와서 무슨 소리냐”고 오히려 구박만 할 것 같고 자존심이 상해 털어 놓지 못하는 어려움에 빠지게 되며, 심하면 우울증으로 도질 수 있다.


이런 사태가 일어남에는 어머니도 반성의 여지가 있다. 자신이 아들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자신감으로 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사사건건 간섭함으로 일어난다.


이렇게 생긴 분노심을 아들이 풀어 줄 수 없다. 어머니의 혼절로 자기 삶에 영향을 받을 까봐 조심을 하게 될 뿐이다.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게 하려고 같이 있는 시간을 최대한 줄인다.


학원으로 뺑뺑이를 도는 사춘기 아이들 가운데 이런 경우가 있고 어머니도 아들과 부딪치지 않고 잊어버리려고 틈만 나면 밖으로 돌거나, 남편에게 돈을 많이 못 벌어다 주어서 삶에 모든 문제가 있다며 구박이나 핑계를 대고 애 학원비라도 벌겠다고 일자리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


아들과 험한 일을 치룬 어머니는 감정을 추수 린 후 아들에게 헌신적으로 대하게 되는데 이는 지극정성으로 아들을 감화시키려는 의도다. 일자리를 찾아 나서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도 감화시키려는 의도 중에 하나다. 감성의 문제를 이성적으로 풀지 않고 이를 다시 감성으로 덮어 버리면 심성에 심각한 왜곡을 불러 올 수 있다.


장성한 아들은 장가가서 어머니를 호강시켜 드리겠다고 사기치고, 어머니는 아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며느리가 한없이 미운 것이다. 고부갈등의 본질은 아들이 아내를 사랑하지 못하게 적극적으로 막고 자기들끼리 감정의 응어리를 다른 집안의 딸을 통해서 풀어보려는 짓이다.


더 기막힌 일은 모든 어머니들이 자기 아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오만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험한 꼴을 당한 어머니들은 한결 같이 입을 다물고 있다는 것이다.

그저 나이 어린 엄마들에게 “철수 엄마! 애 너무 잡지 마!” 라고 할 뿐이다.


자녀가 부모를 닮고 부모가 자녀를 잘 파악 할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짐은 양육과 교육의 어려움을 덜기 위한 방편이지 인격 자체가 같거나 인성을 주장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러함에도 부모의 욕심대로 자녀를 주장하려다 흉한 꼴을 보게 되는 일이다.


어머니는 아이 생산과 양육의 수고로움으로 자신의 임무를 다 한 일이다. 어머니의 첫아들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남편으로부터 받아야 할 관심과 사랑이 부족하기에 일어나는 것이며 사춘기 아들의 교육은 아버지가 감당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아버지는 집에 없다.

 

사족 :

이런 경험 없이 아들을 잘 키워 온 어머니는 "나는 아들을 거저 키웠노라"고 늘 고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