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일본 경제의 불렉 홀 야쿠자의 창궐

두 아들 아빠 2007. 10. 9. 10:01

일본 경찰에 따르면 2005년 말 현재 폭력단원의 수는 8만6,300명으로 95년 이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야마구치구미 본부에 상납한 돈만 10억엔이 넘을 정도로 야쿠자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년 1조엔 이상의 세금 없는 거대자금이 야쿠자로 흘러들어간다고 추정하고 있다. 회사나 시민단체, 정치단체 등을 만들어 합법적으로 활동하는 등 한층 교묘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한국일보 2007.10.08>


일본은 역사적으로 왕과 성주를 중심으로 한 귀족 계급과 무사계급 그리고 농공상인 등 평민으로 크게 세 단계의 신분 구조가 있었다. 귀족과 평민들 사이에 사무라이라는 무사 계급을 두어서 유사시 전쟁에 대비하고 하는 일없이 놀고먹는 평상시에도 길거리에서 칼을 차고 다니며 성주를 보위하고 평민을 직간접적으로 억압해 온 것이다.


현재 일본을 장악한 세 그룹은 동경대와 마쓰시다 정경숙 출신과 야쿠자다. 동경대는 관료계층을 장악하고 마쓰시다 정경숙은 정치인을 배출하고 야쿠자는 서민층 중에서 가장 낮은 의식의 인간들을 험한 일을 시켜서 먹고 살게 하는 것이다. 그 사이에는 일벌레 같은 일본 민중이 있다. 말이 민중이지 노예나 다름없다.


우리나라도 이와 유사한 구조를 만들려고 시도를 하였고 상당 부분성과를 이루고 있었다. 국립서울대 출신이 고급관료 계층을 장악하고 계보를 중심으로 한 정치 집단을 만들고 대한민국 군대는 야쿠자를 대신해서 박정희에 이어 전두환, 노태우가 두목이 되었다.


일부 사무라이들은 일제제국주의 시절에 군대에 들어오기도 했지만 민간인 신분을 유지하면서 정적을 암살하는 등 어둠의 해결사로서 역할을 했다. 조선에서 그들의 천인공로 할 만행은 명성황후를 궁궐에서 살해하고 불에 태워 버린 일이다. 어제가 바로 명성황후가 시해 된지 112년이 되는 날이다.


이들은 일본으로 건너가 히로시마 현에서 재판을 받았는데 어이없게도 증거불충분으로 일당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로부터 딱 50년 후 그곳에 원자폭탄이 떨어져 25만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사실은 역사의 우연으로 보기에는 아이러니하다.)


사무라이 계급이 야쿠자로 변신하면서 전후 초기에는 유흥가를 중심으로 암약해서 갈취를 해 왔는데 정계와 긴밀함을 유지하면서 많은 자본을 축적하여 거대 조직이 된 이후에는 사무실 입구에 버젓이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하게 되었다.


요즈음 일본의 정계는 혼돈과 혼란에 휩싸여있다. 아베는 고이즈미에 이어 받은 총리 자리를 겨우 1년 만에 내려놓고 말았는데 탈세의혹과 숨겨진 아들이 있다는 폭로이전에 정리를 했다는 설이 파다하다. 일본 정계가 정치적 구심점을 잃고 해매는 불안을 틈타 야쿠자들은 세력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일본이 거품 경제가 꺼지면서 발생한 후 회수하지 못한 금융기관의 돈 중에서 상당수가 야쿠자들이 빌려간 돈 이라고 한다. 이들은 대출이나 추심 담당자를 개인적으로 협박을 해서 담보가치가 적은 것을 뻥튀기해서 거액을 빌려가고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수법을 써왔다. 야쿠자는 일본경제에 기생하는 존재를 넘어서 경제의 불렉홀이 되었다.


지방자치제가 확립된 일본에서는 지방 토호 야쿠자들이 지방행정기관을 협박해서 잡지나 신문를 강매하기도 했다. 이미 경시청은 ‘행정대상폭력’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깡패가 행정기관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른다는 어이없는 말을 버젓이 하는 나라다.


원폭이 투하 됐던 나가사키와 히로시마는 반핵, 반전뿐 아니라 일본에서 비교적 의식이 있는 도시인데 올 4월 16일에 나가사키의 현직시장이 백주대로에서 늙은 야쿠자에게 권총으로 살해당했다. 이번에 살해당한 이토시장 이전 시장도 ‘일왕전쟁 책임론’을 거론 했다가 극우우익 세력으로부터 총격을 받아 중상을 입은바 있다.


이번 사건은 시청과 이권 다툼이 시장의 살해 동기라고 하는데 석연치 않음은 물론 이해가 되지 않는다. 노회한 야쿠자를 시켜서 시장의 입을 영원히 다물게 한 것이다. 이는 당사자 뿐 아니라 주변 모두에게 공포심을 주는 섬뜩함이 아직도 엄연히 존재하는 게 일본이다.


이런 이유로 일본 국민은 극도로 개인주의적이고 정치에 무관심하다. 예를 들어서 지하철에서 별 짓을 다해도 자신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면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국민들이다.


지난 5월 28일 마쓰오카 도시카쓰 농림수산성장관이 의문의 자살도 했다. 경시청은 사건 당일 오후에 이런 발표를 했다.

『임대료가 없는 의원회관에 사무실을 뒀으면서도 매년 광열비와 수도료 등 사무실 경비로 거액을 계상한 것으로 드러난 데다, 농수산성 소관 독립행정법인의 사업을 수주한 구마모토현내 업자가 그의 자금관리단체 등에 거액을 헌금한 사실이 밝혀져 야당 측의 호된 추궁을 받아왔다.』


죽자마자 모든 것이 밝혀지는 경우는 아주 드문 예다. 이는 죽을 수밖에 없고, 마치 죽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었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노망이 났다면 모를까 광열비와 수도료 등 사무실 경비를 얼마나 올려 받겠다고 평생 관료출신에 6선 의원인 현직 장관이 목숨을 걸고 하겠는가?


농림수산성 관료출신에 6선의원이며, 일본 음식의 정체성을 되찾겠다며 '일식 레스토랑 인증제'를 제안했다가 전 세계 언론과 네티즌의 야유를 받기도 했던, 딴에는 의욕적인 인물이다. 정적 암살이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은 지도층 급에서 조직을 위해서 개인의 희생을 강요당하고 이를 명예와 자랑으로까지 아는 사회적 문화가 있다. 먼저 가족은 헤치지 않겠다고 자살을 강권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살해한다.


사무라이 대신 야쿠자가 험한 일을 처리하여 일본 정치의 안정을 떠받들고 있다. 현재 일본 정국이 구심점을 잃고 혼란함에 야쿠자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어찌 보면 야쿠자는 스스로 엄청나게 힘을 길러서 이제 통제 할 수 없는 단계에 와있는지도 모른다.


10 만여 명에 달하는 힘깨나 인간들이 무의도식도 아니고 남의 돈을 갈취하며 호화롭게 사는 집단이 있다는 것은 국가로서는 암울한 현상이다. 그럼 우리사회에는 이런 집단이 없을까?


우리나라의 언론들은 이에 관하여 심층 분석을 통한 보도를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기득권이 고착되고 이에 대항 할 수 없으며 대를 물리는 일본 사회야 말로 그들이 꿈꾸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한화회장 김승연이 동원한 사람 중에는 분명 깡패가 있었고 조폭들은 이런 자들의 비호 아래서 살아왔다. 우리나라도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조폭들이 정치까지 개입했다. 대표적인 것이 ‘용팔이 사건’이다. 이 사건의 직접 피해자인 김영삼 전대통령의 의식을 오늘날의 관점으로 평가해서는 좀 곤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일본은 거품경제가 꺼지면서 추락한 10년 경제를 이제 막 세우려는 상황에서 그동안 덮어 두었던 정치권의 문제가 불거지며 구심점을 잃고 일대 혼란을 맞고 있다. 그 과정과 결말을 예이 지켜볼 뿐인데 일부러 조장하는 측면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내치의 문제를 한반도와 전쟁을 불사하는 등 밖으로 관심을 돌려 해결하는 수법을 자주 써왔다. 야쿠자의 준동은 그 신호탄 일수 있다. 이에 관한 대비를 충분히 할 필요가 있는데 현재 순조롭게 이루이지고 있는 남북화해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을 감행 할지 모른다.

제발 노무현대통령 임기전에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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