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학원비 때문에 살림이 어렵다고?

두 아들 아빠 2008. 1. 8. 22:30
먼저 묻고 싶은 것은, 누가 학원에 보내라고 강요했는가?

적극적 권유와 강요 없이 이렇게 자발적이고 맹목적인 열심을 내는 일이 또 있을까!

아니면 남들도 다 보내니, 내 자식도 안 보낼 수 없다고?

이 말만큼 무식한 말은 없다. 얼듯 보면 관계성을 중시하는 것 같지만 주체적은 생각은 전혀 없다는 뜻이다.


70년대 경제발전으로 80년도에 들어서 과외가 극성을 부리자 전두환은 과외를 법으로 금지했다. 비리공무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과외와 학원비가 많이 들어갔다는 걸 보고 받고 조치한 것이다. 사실 그 이전에는 학교선생들이 대 놓고 부자 집 학생을 따로 가르쳐서 빌딩을 산 중요과목을 가르치는 선생 아닌 선생들도 있었다.


예전에는 과외를 받는다는 것에 대하여 적어도 당당함은 없었다. 따로 과외를 받는 다는 것은 학교 선생님의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하거나, 이해를 하지 못한다는 것인데 특정과목이 많이 부족할 경우 한정지어 과외를 받았다. 어떤 경우든 과외를 받는 사실이 창피함은 아니더라도 자랑삼아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이제는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지 못하는 것이 자녀에게 무슨 큰 죄를 지은 것처럼 되었다.


초등학교에 이어서 중학교가 의무교육으로 교육비가 무료로 되자 학교는 그저 시험을 치루고 성적을 확인하는 곳으로 전락했다. 재물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고 했다. 이는 재물을 벌어드리는 곳 뿐 아니라, 쓰이는 곳도 마찬가지다. 학교에 돈이 들어가지 않으니 당연히 마음이 가지 않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학교 자체를 우습게 여기게 되었다. 학교에서 무슨 협조를 구하면 세금으로 운영하는데 무슨 협조냐고 하고 선생님들이 교육 목적으로 체벌이라도 하면 눈에 쌍심지를 뜨고 달려들기 일 수 다. 자기 아이가 학원에서 어떻게 공부하는가를 보러 오는 부모는 드물다. 학원에서 매를 맞으면 아이는 말도 꺼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학원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특목고반이라 할지라도 겨우 5%만이 열심히 공부한다고 한다. 나머진 자거나 딴 짓을 한다는 것이다. 성적이 별로 좋지도 않은 아이가 학원을 옮겨 달라고 하면 수업 분위를 해쳐서 매를 맞았다고 보면 된다.


자녀의 수는 적어지고 수입은 늘어나는 과정에서 초, 중학교의 무료는 자연스럽게 학원과 과외로 전위되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무료보다는 가정형편 등을 고려하여 선별적으로 무료해택 주고, 대신에 그 돈으로 학교시설을 개선하고 교육의 질을 높이고 다양성을 추구했다면 오늘날 같이 예체능 학원과 보습학원, 과외가 성행하지 않아 교육비 부담이 크지 않았을 것이다. 고등학교 무료교육 전에 살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교육의 해택은 대학에 있어야 한다.


학원으로 아이들을 내모는 부모들이 생각해야 할 것은 아이들의 수업능력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수업시간은 평일을 기준하여 6시간 내외다. 아무리 수업능력이 있다고 해도 하루 6시간 이상은 무리이기에 오랜 교육 경험을 통하여 교육시간을 정한 것이다.


6시간 수업 내내 선생님 말씀에 집중하고 필기하며 이해 한다는 것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열심히 수업을 받은 학생이라면 집에 와서 녹초가 되거나 낮잠을 자야 할 정도다. 그런데 저녁을 먹고 밤 11시까지, 시험 전 한 달간은 12시까지 학원에서 또 수업을 받는다는 것은 학교에서는 졸고 학원에 적당히 놀지 않는 다면 무리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학교에서 부족한 것을 학원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학교에서는 대충 하고 학원에서 공부 한다는 마음을 갖는다면 주객이 전도된 일이다. 부족한 학생이 학원을 다니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썩 잘하는 학생들이 학원에 다닌다는 것이다. 그 결과 중하위 성적인 학생들은 도무지 따라 잡을 수가 없게 되었는데 그들은 마치 상위 그룹에 따라 잡힌 주자 격이 되어서 경기장 밖으로 나와야 하는 실정이 된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자기 자식이 경기장 밖으로 나와야 하는 존재인지도 모르고 무조건 학원으로 내몰고는 한편으론 살림이 어렵다고 푸념하는 일이다.


살림도 빠듯하고 아이도 도무지 오르지 않는 성적에 나중엔 좌절하게 된다. 뭘 위해서, 무슨 믿음을 갖고 그리 끈질기게 학원에 보내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사춘기 시절을 행복하게 보내게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