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방, 농촌

대한민국에서 군대란 어떤 존재이며 무슨 의미가 있는가?

두 아들 아빠 2008. 1. 23. 17:06

군대란 어떤 곳인가?

 

전쟁은 인간의 광기가 극에 달했을 때 벌이는 미친 짓.’이며 ‘군대란 누군가 미칠 것을 대비해서 미친 척하는 집단’이라고 각기 규정 할 수 있다. 이게 전쟁과 군대의 본질이라 생각한다. 군대 갔다 온 남자들이 왜 군대이야기를 그토록 오래 동안 하는가 하면 멀쩡한 사람이 살짝 미쳐있었던 기간이었기 때문이다.

 

군대의 존재는 외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집단이지만, 나라 안으로도 국가권력을 최후에 보루하는 역할도 있다. 군대만큼 반생산적인 집단은 없다. 오히려 파괴를 주 임무로 하는 집단이다. ‘필요악’이라는 말이 군대만큼 잘 적용되는 집단은 없다.

 

현재 군대는 의무제와 모병제, 이들 둘의 복합형으로 나뉘는데, 우리나라는 의무제다. 선진국일수록 모병제를 하는데 모병제도가 최선의 대안은 아니다. 멀쩡한 사람을 살짝 미치게 하거나, 워낙에 살짝 미친 사람을 한데 모아 놓는 일이다.

 

군대 가면 사람이 된다고?

 

아직도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지만, 군대에 가면 사람이 된다는 말이 있었다. 살짝 미쳐야 사는 세상이라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지만 군대란 인성의 기본을 말살시키는 곳이다. 주어진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는 것은 이미 인격자가 아니다. 사람이 된 것이 아니라 생활인으로서 자세를 갖추었다 하면 그런대로 맞는 말이다.

 

양심적 병역기피

 

이 말은 반대로 순순히 군대에 간 사람은 양심적이지 못하다는 뜻이다. 자기 신앙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군대에 가느니 차라리 감옥에 가겠다는 것인데, 어찌 보면 공평하고 멋져 보이기도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자기 신앙 때문에 자기보다 신체가 약한 사람이 갈 수 있으며, 전쟁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감옥보다는 군대가 더 가치 있는 곳이다. 만일 전쟁이 벌어지면 자기는 죽더라도 절대로 상대에게는 총을 쏘지 않으면 된다. 그러면 신앙을 제대로 지킨 것이다.

전쟁은 일어날 수 있고, 이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를 무시하고 자기만 신앙적 가치를 지키겠다는 것은 아주 이기적인 생각이지 양심과는 무관한 것이다.

 

군대 간 자녀에 대한 부모의 마음

 

군대가 위험한 곳은 사실이지만 군대에 가야 할 나이 또래의 젊은이들은 사회에서도 교통사고, 화재, 폭력, 자살, 음주사고 등등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오히려 군대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훈련으로 인한 신체 단련 등 유익한 면도 없지 않다. 각기 다르게 살아 온 많은 사람을 깊게 알게 되는 측면도 군대가 주는 큰 유익 중에 하나다.

 

군사독재 시절에는 병영사회였다. 그래서 중장년층 이상은 군대에서 춥고 배고파서 그렇지 별무리 없이 군대 생활을 했다. 하지만 신세대들은 군대에 대하여 색다른 두려움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한창 젊은 나이에 2년씩이나 통제를 받는다는 일이 개인적으로 녹녹하지 않지만 군대의 입장에서 보면 그 많은 젊은 사람들을 관리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군대에서 사고는 벌어 질 수밖에 없다. 다만 횟수를 줄이는 노력을 할 뿐이다.

 

군대는 부모와 관계설정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부모뿐 아니라 자신도 인정한 어른으로서 서게 되는 일이다. 그런데 군대 간 자식을 어른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치 집 나간 어린아이 취급하는 부모들이 있다. 좋은 기회를 망치는 일이다.

 

병영 기간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나?

 

제대를 할 때까지는 군대가 제 집이려니 하는 마음이 군대 생활을 그나마 편하게 할 수 있다. 여기서 한 발 더나가서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를 말을 권하고 싶다. 이 말은 군대에 간 사람을 위해서 만든 말이다. 다른 대에는 함부로 적용하면 안 된다.

 

참여정부는 의무복무를 마친 사병이 1년간 복무를 연장하면 월 10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사람에게 해택을 주고 고참병을 군대에 잔류시켜 전투력을 강화하겠다는 일거양득의 제도라 생각한다. 군대에서는 먹여주고 재워주니 일 년간 다 모으면 공립대학의 경우는 약 2년간의 등록금이 된다.

 

군대가 전쟁을 대비하는 곳이지만 평화 기간이 오래 지속된 상황에서는 제대를 앞두고는 사회적응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원하는 사람에 한하여 기술을 연마하는 기회를 더 많이 부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