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벗꽃이 필 무렵은 쌀쌀한 날씨가 이어진다.

두 아들 아빠 2008. 4. 3. 21:24

 2006년 4월 익산 원광대 앞

 

2년 전, 지금 중학교 1학년인 둘 째 아들과 이름만 거창한 국토순례를 다녀왔다.

첫 날 부터 비가와서 곤혹스러웠는데 삼 개월 전부터 약속하고 준비했기에 그만 둘 수가 없었다.

배낭을 비닐로 싸고 우비를 입고 함께 걸었던 기억이 새롭다.

 

당시에 내가 다니던 회사는 CEO가 경영에 균형감을 심각하게 잃어서 간부직이었지만 어찌 할 방법이 없었다. 회사나 가정은 마찬가지로 사장과 아버지가 권위를 내세워서 자기 고집을 내세우면 가족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 상황에서 내가 할 도리를 찾은 것이 둘째 아들과 여행을 떠나는 것이 었다.

삶에서 위기는 다른 방편에 힘을 쓰라는 의미도 있다는 생각을 했고 다행히 용케 찾아 냈다.

 

형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를 잠시 나마 잊으며 아빠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았으며 나 또한 작은 아들의 새로운 면과 소통의  방법을 찾게된 계기가 되었다.

사람은 사람을 낳고 기르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부모 자신이 이를 받아 보지 못했기에 자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겉돌고 해매는 일이다.

 

지금 국토순례를 다녀온 아들과 동네 p.c방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 당시에 읍내를 앞 둘  때면 걷기 힘들어 하는 아들에게 p.c방 가서 쉬자고 달랬다. 오늘은 가족과 간단한 외식을 하고 아들과 옛 이야기하며 p.c방에 왔다.

 

 

국토순례 이틀째 저녁에 아들과 식당에서 삼겹살을 먹었는데  그 집 주인장이 한 말이다.

"벗꽃이 필 무렵에는 비가오고 저녁에 날씨가 쌀쌀합니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줄포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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