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은 정치에 관하여 무관심하다고 하며 주변에 선언을 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데 그 자체가 엄청나게 정치적인 발언이다. 자기 앞에서는 골치 아프고 잘 모르는 정치 이야기는 꺼내지 말라는 극히 정치적인 뜻이 내포된 것이다. 무정부주의도 하나의 정치사상이다. 국가가 정한 법률과 자신이 생각하는바가 달라서 이를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무정부주의자도 아니면서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사람이 얼마나 어이없는 사람인지 살펴 본다.
정치란 법률을 만들고 이를 근간으로 통치를 하는 행위로 그 사회에 속한 사람이라면 성직자나 세상을 등지고 사는 사람이라도 정치가 판을 짜 놓은 대로 살아 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자신은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아애 외면하는 사람은 자기가 바보라는 것을 남에 말하는 행위다. 그러함에도 사회적으로 조금만 불편한 일이 벌어지거나, 세금이 높아지고, 물가가 오르면 정부와 정치권을 탓한다. 그냥 정치를 모른다고 하면 무식한 사람이라고 하지 거짓말쟁이라는 말은 듣지 않는다. 요즈음은 무식보다 거짓이 더 낫다는 세상이니 이 말도 그리 다가 오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다.
가정에서도 분명히 정치적인 행위는 매일 일어난다. 아버지가 거실에서 낮잠을 잘 때는 가족이 모두 조용히 한다. 하지만 한창 공부할 나이인 자녀가 자면 언제부터 잤느냐, 지금이 잠을 잘 때인 까 를 들먹이며 깨운다. 가정 안에서 같은 낮잠도 마음대로 잘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이게 바로 정치적인 지위의 차이다.
더 극명한 예를 들자면 방 한가운데 물 컵이 있다고 치자, 이 컵을 누가 놓았건 아버지가 발로 찬 것과 다른 가족이 찬 것에 대해서 권력자는 각기 다른 반응을 한다. 아버지 자신이 놓은 물 컵을 아들이 차면 주의를 살피지 못했다고 나무라고, 아들이 놓은 것을 아버지가 차면 누가 이런 걸 방 가운데 놓았냐고 소리를 지른다. 권력자은 모든 일을 자기 기준대로 하기 마련이다.
아버지와 어머니 자녀는 각지 정치적인 위치가 다르고 할 일이 다르다. 그렇다고 전통적인 역할을 무조건 지키려는 것은 요즈음 세태에 맞지 않다. 다만 전통적 역할 분담이 가장 손쉽기 때문이지 각자의 사명까지는 아니다. 가족 간에 명령과 지휘 계통이 서 있다는 자체가 정치적인 것이다. 여기에 부모가 편애를 하는 것은 올바른 정치가 아니다. 가정 안에서 편애만큼 불의한 일은 없다. 또한 자신의 의지대로만 하려는 아버지는 독재자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들 사이에서 하는 모든 행위는 정치적인 것이다. 자신의 위치와 권위를 지키고 발휘하려는 것인데 시아버지가 그 사이에서 균형감을 맞추려고 노력하면 삼권분립의 정치 행위다. 문제는 성인이 되어서 혼인을 시킨 아들 가정에 참견하는 자체가 아들을 어른으로 키우지 못했다는 뜻으로 참견하기 전에 자기 가슴을 피가 나도록 친 다음에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 잘못된 권력의 의지다.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선언하는 가장들은 정치권에 환멸과 냉소주의 때문인데 이를 정치권이 일부러 조장했다. 과거 불의하게 정권을 잡거나 바른 정치를 하지 않은 정권은 일부러 가끔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어 정치판에 환멸을 불러오고 정권에 대한 권위는 지키고 국회가 대신 욕먹게 했다. 그 대가로 많은 특혜를 누리고 신분을 보장 받고 많은 여기에 돈과 명예까지 준 것이다.
‘정치하는 놈은 다 똑 같다.’ 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뿌리 깊게 심어준 것이다. 더러운 정치에서 자기는 벗어나서 거룩한 척을 하겠다는 사람이 자기는 정치에 관심 없다고 한다. 어떤 집단을 효과적으로 무력화 시키려면 돈과 명예는 많이 주고 일을 시키지 않으면 된다. 이게 대한민국 국회다. 그 안에서 온전한 정치가 발휘 될 수 없다.
가장에게 큰 권위를 준 이유는 가족을 자기 의지에 의해 일사분란하게 하라는 뜻이 아니다. 올바르게 세운 법 안에 먼저 자기를 집어넣을 수 있게 의지와 힘을 주어진 일이다. 그렇지 않고 자기는 법 밖에 있고 가족은 잘못된 법안에 매여 놓으려면 안 된다. 이를 노무현과 이명박이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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