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큰 아들의 고양시 중학교 동창 둘이 찾아 왔습니다. 혼자서 열공하고 있는 친구를 위로 하러 온 것인지, 아니면 자기들이 위로 받고 싶은 것인지, 아무튼 먼 길을 친구를 찾아 왔습니다.
고양시 화정에서 이곳 공주까지 버스로 2시간 10분 정도면 오는데 단풍 관광객들 때문에 3시간이 넘어서 도착했습니다. 둘 다 아버지가 허락을 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들을 어른 대접해준 훌륭한 아버지들입니다. 한 학생의 아버지는 일산에서 특용작물을 하시는 농부이신데 일전에 저희 집에서 술 한 잔을 했던 분이고 다른 학생의 아버지는 덕양구에서 목회를 하시는 목사님입니다. 두 학생 다 공부를 무척 잘합니다.
석장리에서는 구석기 시대의 유물이 나와서 한번도에 단군의 고조선 이전에도 인류가 살았다는 최초의 증거를 찾은 곳입니다. 구석기 뿐 아니라 신석기, 초기 청동기 유물까지 나왔습니다. 탄소연대 측정으로 BP 5만년 전이라는 사실을 알아 냈다고 합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몰랐는데 저 멀리 셋이 뛰는 녀석들이 분명 아들과 친구들입니다. 산과 들을 뛰어 다니며 강을 헤엄치며 다녀야 할 나이인데...그 옛날에는 그렇게 했겠죠! 그때보다 지금 뭐가 더 나아졌는지 고민해 보겠습니다.
지금 보아도 살기 좋은 곳입니다. 그러하니 이곳에서 몇 만을 걸쳐 살았겠지요!
집에서 점심을 먹고 작은 아들 학교 숙제라 하여 머슴아 넷을 데리고 석장리 박물관에 갔습니다. 예전 같으면 박물관에 가봐야 장난이나 치던 아들들인데 제법 진진하고 꼼꼼하게 살피더군요. 돌아오는 길에 공산성도 한 바퀴 둘러보았습니다. 하루 밤을 같이 지내며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했으면 좋으련만 당일 막차로 가야 한다고 하더군요. 집으로 돌아 와서 간식과 과일을 먹고 아들과 같이 터미널로 배웅을 갔습니다. 차표를 끊어주고 화장실에 다녀오라고 했더니 두 학생이 각기 비닐봉지에 차안에서 일용할 양식인 과자와 음료수를 사가지고 오더군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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