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인정하지 않은 가정 이야기

청소년 자살

두 아들 아빠 2008. 11. 11. 11:14

2006년에 교육인적자원부가 열린우리당 정봉주의원에게 제출한 "2005년 학생 자살현황"에 따르면, 초등학생 2명, 중학생 26명, 고등학생 83명으로 총 115명의 초·중·고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자살 사유는 '가정불화·기타'가 2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염세비관 20명 △신체결함·신병 14명 △성적불량 8명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2000년부터 2006년까지 7년간 자살한 초·중·고생이 764명이라고 합니다. 한 해 평균 109명의 청소년이 자살을 했습니다. 자살인수는 이미 2003년의 100명을 넘어서 2007년에 142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십대의 사망원인 2위가 자살입니다. 의료복지가 늘어나도 소용이 없는 일입니다.

 

청소년의 자살은 성인의 자살과는 사뭇 다릅니다. 꽃이 피기도 전에 진 것입니다. 다음세대를 열 청소년들이 스스로 삶을 마감한다는 사실은 현재 삶의 행복추구권은 고사하고, 억압으로 비참하게 만든 것입니다. 청소년의 자살은 우리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자살하지 않은 청소년들이 건전하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그냥 견딘 것입니다. 견딜만한 가치가 있냐, 없냐는 머지않아 다가 올 우리의 미래가 확연히 보여 줄 것입니다.

 

청소년의 자살에 대해서 아주 이상한 편견이 있습니다. 순간을 참지 못했다고 치부하는 일입니다. 순간이 연속으로 이어진 것이 삶 일진데, 순간으로 돌리는 일은 어처구니없는 짓입니다.

 

사회적 압력을 부모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완충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증폭시켜서 쏟아 붓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산 아이들이 미래에 행복할 것이라는 믿음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도시는 ‘통합과 화합’의 힘으로 모두를 편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도시는 ‘단절과 차별’로 내달리고 있습니다. 청소년 자살은 농촌과 지방보다는 대도시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만큼 도시가 주는 압박이 심하고 단절의 벽이 크다는 증명입니다.

 

더 심각한 사실은 청소년 자살을 숨기고 은폐함에 있습니다. 자기 자식의 자살을 들어 낼 일이 아니지만, 학교와 사회가 이에 동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원인을 규명하고 제발 방지에 힘을 쓰려면 환부를 까발려야 합니다. 그러한데도 답과 해결책이 없으니 쉬쉬하고 있습니다. 마치 멈추지 못하고 지처서 쓰러 질 때까지 계속 패달 질을 하는 자전거 타기입니다.

 

청소년의 자살의 일차적인 책임은 부모가 보모답지 못하고, 스승이 스승답지 못한데서 기인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사회의 흐름을 이루어서 아이들이 죽게 만든 것입니다. 이미 정해진 3%를 위해서 97%가 고통 받아야 한다는 사실같이 않은 사실이 정말 화나게 합니다.

 

우리사회를 경쟁의 구도로 몰고 가는 집단이 있습니다. 불법과 편법으로 부와 명예를 얻은 자들이 그들입니다. 반칙으로 일관한 자들이 내세우는 게, 자기들은 경쟁에서 이겼다고 치부하는 것입니다. 삼성이 그렇고 대한민국 언론들이 부추기고 있습니다. 나라를 팔아먹은 자들은 민초들이 아니었습니다. 당시에 최고의 엘리트란 자들이었습니다.

 

식민지 통치는 억압의 대상인 국민 중에서 소수의 엘리트를 뽑아서 민중과 현격한 격차를 주고 삶을 폼 나게 해주며 대리 통치를 하면 됩니다. 그들이 친일매국자입니다. 이들이 해방 후 학계, 종교계, 경제계, 법조계, 정치 등등에 포진하고 우리 사회의 지도급으로 군림했습니다. 이런 자들이 우리 사회를 경쟁구도로 끝없이 몰고 갑니다. 이들이 이젠 우리의 아이들까지 죽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짜 놓은 그들만의 길을 생각 없이 따라가며 자기 자식을 서서히 죽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최소한 종교를 믿는 사람과 이들을 가르치는 사람만큼은 인간사회가 경쟁구도가 아니라고 항변해야 합니다. 이 세상에 어떤 신도 인간을 경쟁하게 하지 않습니다. ‘사랑과 화합’을 말하는 게 종교입니다. 그런데도 그들마저도 경쟁의 화신이 되어서 우리사회를 힘들게 합니다. 청소년의 자살! 그 대가를 어른 세대가 집단적으로 치를 일입니다. 이를 두려워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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