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인정하지 않은 가정 이야기

인터넷에 떠도는 감정을 자극하는 어이없는 글

두 아들 아빠 2008. 11. 14. 00:13

 

 

 

아래 글은 어느 직장인의 실화라고 하면서 인터넷에서 글과 동영상으로 퍼져 있는 글입니다.

 

아내가 어이없이 우리 곁을 떠난지 언 4년

지금도 아내의 자리는 크기만 합니다.

 

어느 날 출장일로 아이에게 아침도 챙겨 주지 못한 채

출근길에 올랐습니다...

 

그날 저녁 아이와 인사를 나눈 뒤에

양복 상의를 아무렇게나 벗어던지고는..

 

침대에 벌러덩 누웠습니다...

그 순간 뭔가가 느껴졌습니다...

 

빨간 양념국과 손가락만한 라면면발이..

이불에 퍼질러진 것이 아니겠습니까?

컵라면이 이불에 있었던 것입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는 뒷전으로 하고

자기 방에서 동화책을 읽던 아이를 붙잡아

장단 지며 엉덩이며 마구 때렸습니다.

 

왜 아빠를 속상하게 해? 하며 때린 것을 멈추지 않고 있을 때

아들 녀석의 울음 섞인 몇 마디가 손을 멈추게 했습니다..

 

아빠가 가스렌지 불을 함부로 켜서는 안 된다는 말.

보일러온도를 높여서 데어진 물을 컵라면에 부어서 하나는 자기가 먹고

하나는 아빠 드리려고 식을까봐 이불속에 넣어 둔 것 이라고....

 

가슴이 메어왔습니다..아들 앞에서 눈물보이기 싫어

화장실에 가서 수돗물을 틀어놓고 울었습니다..

 

일 년 전에 그 일이 있고 난후..

저 나름대로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아이는 이제 7살, 내년이면 학교 갈 나이죠.

얼마 전 아이에게 또 매를 들었습니다...

일하고 있는데 회사로 유치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 나오지 않았다고...

 

너무 다급해진 마음에 회사에 조퇴를 맞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는 아이를 찾았죠..

동네를 이 잡듯 뒤지면서 아이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그놈이 혼자 놀이터에서 놀고 있더군요..

집으로 데리고 와서 화가 나서 마구 때렸습니다.

 

하지만 단한차례의 변명도 하지 않고 잘못했다고만 빌더군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날 부모님을 불러놓고

재롱잔치를 한날이라고 했습니다..

 

그 일이 있고 며칠 후 아이는 유치원에서..

글자를 배웠다며 하루 종일 자기 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글을 써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나고 아이는 학교에 진학했죠.

그런데 또 한 차례 사고를 쳤습니다..

 

그날은 크리스마스 날...

일을 마치고 퇴근을 하려고 하는데...

한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우리 동네 우체국 출장소였는데...

우리아이가 주소도 쓰지 않고 우표도 부치지 않은 채..

편지 300여통을 넣는 바람에 연말에 우체국 업무가

지장을 끼친다고 온 전화였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또 일 저질렀다는 생각에 불러서 또...

매를 들었습니다.

아이는 그렇게 맞는데도 한마디 변명도 하지 않은 채..

잘못 했다는 말만 하더군요.

 

그리고 우체국가서 편지를 받아온 후...

아이를 불러놓고 왜 이런 짓을 했냐고 하니

아이는 울먹이며 엄마한테 쓴 편지라고...

 

순간 울컥하며 나의 눈시울이 빨개졌습니다..

아이에게 다시 물어 보았습니다..

그럼 왜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편지를 보냈냐고

그러자 아이는 그동안 키가 닿지 않아

써오기만 했는데 오늘가보니깐 손이 닿아서 다시 돌아와..

그동안 써 논거 다 들고 갔다고...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엄마는 하늘나라에 있다고...

다음부턴 적어서 태워버리면 엄마가 볼 수 있다고..

밖으로 편지를 들고나간 뒤..

라이터 불을 켰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무슨 내용인가 궁금해 하나의 편지를 들었습니다..

......

보고 싶은 엄마에게..

엄마 지난주에 우리유치원에서 재롱 잔치 했어

근데 난 엄마가 없어서 가지 않았어..

 

아빠한테 말하면 엄마생각 날까봐 하지 않았어..

아빠가 날 막 찾는 소리에 그냥혼자서

재미있게 노는척했어...

 

그래서 아빠가날 마구 때렸는데..

애기하면 아빠가 울까봐 절대로 애기 안했어..

나 매일 아빠가 엄마생각하면서 우는 것 봤어.

 

근데 나는 이제 엄마 생각 안나..

엄마 얼굴이 기억이 안나..

보고 싶은 사람 사진을 가슴에 품고자면

그 사람이 꿈에 나타난다고 아빠가 그랬어..

 

그러니깐 엄마 내 꿈에 한번만 나타나..

그렇게 해 줄 수 있지? 약속해야해...

 

편지를 보고 또 한 번 고개를 떨어뜨렸었습니다.

아내의 빈자리를 제가 채울 순 없는 걸까요...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도

 

우리아이는 사랑 받기위해 태어났는데

엄마사랑을 못 받아 마음이 아픕니다.

정말이지 아내의 빈자리가 너무 크기만 합니다.

 

 

- 이 뒤에도 누군가 덧붙인 말이 있지만 생략했습니다.

 

아내가 죽었다고 멀쩡한 사람이 정신이 이상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의 컵라면 사건 이후로 자기 자식이 남 다르다는 것을 알고 무슨 일이 있으면 물어봐야 했습니다. 그런데 유치원에 안 간 것에 대해서 또 매부터 들었습니다. 왜 안 갔니? 라고 단 한 번이라도 물어야 하는 일 아닙니까!

 

우체국에서 직접 개인에게 그런 항의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오버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때도 역시 ‘묻지 마! 패기’를 한 아버지입니다. 이 글이 주장하는 대로 실화라면 이런 아버지는 아동학대로 신고해야 하며, 처벌 받아야 마땅합니다.

 

7살 남아의 경우 평균 키는 120cm입니다. 3%에 해당되는 아주 작은 아이도 111cm입니다. 우체통의 높이는 바닥에서 안으로 들어 간 입구까지 경사를 따라 115cm입니다. 팔을 올리면 자기키보다 20% 이상 더 높은 곳에 손이 닺습니다. 따라서 우체통은 7살 아이가 충분히 편지를 넣을 수 있는 높이입니다. 그런데 손이 닺지 않아서 편지를 넣지 못했다고 합니다. 아이가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 이글을 쓴 사람이 우체통의 높이도 모르고 쓴 것입니다.

 

아이의 편지 내용은 글을 겨우 깨우친 유치원 아이가 쓴 글이라고 믿기 어렵습니다. 끝말을 않았어, 노는척했어, 봤어, 그랬어, 약속해야해 라는 잘라먹기 식으로 쓰고, 맨 뒤에 점을 연속적으로 찍는 일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아버지와 같은 패턴입니다. 어른이 모두 쓴 것이 틀림없습니다.

‘나 매일 아빠가 엄마생각하면서 우는 것 봤어.’ 자기 아내가 죽었다고 허구한 날, 매일 밤 우는 사람이 정녕 어른인지 모르겠습니다.

 

300여통의 편지를 태우면서 골라 읽은 편지가 재롱잔지 사건이라는 사실은 기막힌 우연입니다. 이 아버지는 큰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들에게 엄마의 사랑이 필요하고, 아내와 엄마의 빈자리도 중요하지만, 먼저 아버지 자신의 온전한 정신이 요구됩니다.

 

아이는 아이일 뿐입니다. 글에서 나오는 아이는 아이가 아닙니다. 아이가 아버지에게 매를 맞으면서 자기변명을 하지 않는다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만일 사실이라면 아이와 아버지는 함께 정신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렇게 말도 되지 않는 글로 사람들의 감정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단 한마디만 더 하고 끝내겠습니다.

 

‘애 갖고 장난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