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인정하지 않은 가정 이야기

무자비한 천국! 가정(3)

두 아들 아빠 2009. 1. 13. 11:53

(미리 밝혀야 하는데 앞의 두 글과 이글, 앞으로 쓴 글은 '베리 쏘온'의 가족에 대한 네 가지 신화를 우리 실정에 맞게 주석을 단 글입니다.)

 

  ‘가족 구성원이 공통의 욕구와 삶의 양식 그리고 경험을 공유하고 있으리라는 신화’가 있다. 이는 부모들뿐 아니라 자녀들도 그렇게 생각하기도 한다. 인간은 가족 테두리 안에서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인데 가족 구성끼리 많은 어려움을 초래하는 큰 이유 중에 한다.

 

부모들이 저지르는 큰 착각 중에 하나는 자녀가 한 지붕 밑에서 한 솥 밥을 먹는다고 자기와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라는 우매한 확신이다. 밖에서 그 누구와 대화를 하는지, 더구나 정보화시대에 어떤 정보를 접하고 사는지 관심 밖이면서 그렇게 확신한다. 그러면서 자녀에게 존중 받으려고 한다. 부모가 의식의 앞섬이 없이,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그저 동물 양육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면 원하는 존중이란 있을 수 없다. 단지 불려 놓은 재산으로 존중의 도구로 이용하면 자녀도 그걸 최대한 이용할 뿐이다.

 

  가족은 이념 공동체가 아니라, 단지 자녀를 온전한 어른으로 길러 내는 일시적인 연합체 일 뿐이다. 문제는 부모가 온전한 어른으로 서 있지 못하면 그 자녀 역시 어른이 되기 어렵다. 더구나 급변하는 우리 사회체제에서는 세대 간의 의식과 가치관의 차이가 현격하게 나기 마련이다. 그 격차를 완충 시키는 곳이 가정인데 그런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가족 구성원이 공통의 욕구와 삶의 양식 그리고 경험을 공유하고 있으리라'는 착각 때문이다.

 

사춘기는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알을 깨고 나오는 시기다. 이때야 말로 어른과 진정한 소통이 필요한 시기인데 우리의 실정은 완전한 단절의 시작이다. 사춘기 자녀와 아버지가 온전하게 대화하고 의식을 나누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서로의 바람만 있고 이를 충족시켜 주지 못함에 대한 원망만 쌓이게 된다. 급변하는 사회 체제에 세대 간의 격차를 더 벌이는 일이다.

 

  신의 존재를 믿지 않을 수없는 이유 중에, 수십억의 인간이 각기 생김세가 다르고 성격 또한 다르기 때문이라고 고백하는 심리학자가 있다. 신이 아니고는 이렇게 만들 수가 없다는 인정이다. 그러함에도 가족 구성원이 공동의 가치관과 공통의 욕구를 가질 것이라는 생각은 망상에 가깝다.

이런 신화를 바탕으로 마지막으로 ‘가족은 안정적이고 조화로운 집단'이라는 신화를 세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