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방, 농촌

공주에는 공주 밤이 없다!

두 아들 아빠 2009. 1. 19. 16:07

  공주는 밤 생산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사실 공주보다는 정안 밤이라고 해야 맞는데 공주라는 지역이 전국적으로 더 알아주어서 그렇게 부릅니다. 늦 가을 공주의 시장은 밤새 낮에 따 온 밤을 씻고, 크기별로 선과를 하며 벌레 먹은 밤을 골라 내느라 불야성을 이룹니다.

 

그런데 정작 그 시기에 공주 5일 장에는 밤을 파는 곳이 별로 없습니다. 모두 수도권의 도매시장으로 빨려 갑니다. 비단 밤 뿐만이 아니라 전국의 농, 수산물은 일단 대자본이 있는 서울 시장을 가서 가격을 판정 받고 내려와야 합니다.

 

동해안 주문진 어시장에서 파는 말린 오징어는 생산은 주문진에서 했지만 서울 경동시장을 거쳐고 다시 대관령 고개를 넘어 온 것과 같습니다.

 

  수도권의 많은 인구의 집중으로 대규모 소비를 할 수 있기에 구매의 최상위 자로 군림합니다. 그래서 가격 결정권과 유통에 있어서 최강자 입니다. 수도권의 독점은 지방간의 교류를 원천적으로 차단합니다. 독점을 하기 위함입니다. 인근의 도시와 연계를 한다면 유통비용을 절감하고 신선도를 더 유지 할 수 있는데도 일단 서울로 올려 보내야 합니다.

 

지방의 모든 촉수는 수도권으로 연결되어있습니다. 생산물 전부는 물론, 인적 자원까지 말입니다. 지방의 고등학교 교문에 '축 홍길동 서울대 입학' 이란 프랭카드를 자랑스럽게 내겁니다. 그 속내는 '어려운 지방 살림을 쏟아 부어서 서울로 사람을 진상합니다.'입니다. 그런 그가 지방에 다시 내려 올 것 같습니까! 명절 때 자기 부모님을 찾아 와도 서울의 대형마트나 백회점에서 물건을 사옵니다. 단 한 푼도 지방에 풀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지방은 오늘도 내일도 열심이 수도권에 진상을 합니다.

 

  지방에는 뿌리 깊은 이른바 토호세력들이 있습니다. 공무원, 금융, 학계, 자본가가 주축 그룹인데 이들은 대부분 서울에 집 한채씩을 가지고 있으며 자녀들 대부분은 수도권에 살고 있습니다. 그들과 연계해서 지방에서 군림합니다. 지방에는 중앙의 통제가 덜하고 그들끼리의 법이 있습니다.

 

조선 시대에 사가에서는 원형기둥을 쓰지 못하겠습니다. 사각 기둥을 쓰게 한 이유는 큰 집을 짓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그러나 경상도와 전라도에서는 원형 기둥을 무시로 썼습니다. 한양과 비교적 가까운 충청도는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고학력으로 인하여 지식기반 사회를 구축하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모토로 각 지방에 공기업을 이전하려는 참여정부의 노력을 이명박 정권은 대운하 삽질과 일용직 노무자와 인턴직으로 고용난을 해소 한다고 하고, 수도권 특히 강남 불패을 위해서 지방의 발전을 가로 막고 있습니다.

 

중부권의 발전을 위함인데 강남 땅 값이 떨어질까봐 수도 이전을 결사 반대하고 합법적으로 추진한 신행정도시 마저 올 예산을 반토막 내어서 질질 끌고 있습니다. 정말 어이 없는 일은 이런 정부에 표를 던진 충청도의 민심입니다.

 

내년 가을에도 공주 시장 안에서는 밤을 선과 하느라 밤을 샐 것이고 이를 구경만 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