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기독교인의 역사의식

두 아들 아빠 2009. 12. 10. 09:49

제목은 거창하지만 실제 쓸 말은 그리 많지도 대단하지도 않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역사학자 한 분이 계신데 그분께서 하신 말씀이 '역사란 사람과의 관계성이다.'이라고 하셨다. 아주 핵심을 찌르는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이라고 생각한다.

 

사람과의 관계성! 여기에 기독교인은 하느님이 역사를 창조하시고 운영하신다는 것을 더한다.

우리 교회 목사님은 하느님의 무엇을 믿느냐? 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라고 가르치신다.

'하느님이 이 세상을 공의롭게 다스리신다.'는 사실을 믿는다고...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이 '다스리신다'가 거슬리면 '역사하신다'라고 바꿔도 그 뜻이 크게 바꿔지지 않기에 상관없다.

 

불의하고 악이 판치는 이 세상을 하느님이 공의롭게 하신다고? 라는 강한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불의는 신의 존재로 지어진 자유의지가 있는 인간이 저지르는 악이지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아니다.

그럼 왜 하느님은 불의한 세상을 방관하시냐는 또 우매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인류 역사가 과거보다 아주 조금씩 이나마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전혀 방관 하시지 않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있지 않을까!

 

인간은 철저한 훈련과 성찰이 없다면 자기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 나기 어렵다. 또한 보이는 만큼만 보고, 아는 만큼만 믿고 산다. 그나마 인간의 사고 영역을 넓히는 것은 역사라고 생각한다. 역사란 자기와 개인 중심이 아니라 종합적인 관계성을 따지기 때문이다. 미래는 보는 눈 또한 역사로만 뜰 수있다.

 

그런데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는 참 재미 없다. 왕이나 대통령의 역사, 사건과 연대를 기억해야 하는 번거러움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다. 역사적 사건과 사건과의 관계, 시대적 인물과 그 사회의 연관성을 통찰력있게 풀어 낼 뿐 아니라 이를 통해 미래까지 예측하면 재미있을 역사인데 말이다.

 

인간 중심의 역사의 한계는 바로 '우연'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역사적 사건이 왜 일어났나에 대해서 전혀 규명이 되지 않거나, 자그마한 연관성도 찾지 못할 경우다. 그야말로 '그냥 일어난 사건들'을 말한다.

 

예를 들어서 제 1차 세계대전의 발발 원인이 사라예보을 방문한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를  세르비아계 한 청년이 암살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 사건이 나지 않았다면 제 1차 세계대전이 일어 나지 않았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이 전쟁 기간에 일어난 러시아 혁명은 무엇으로 연관 지을 수 있을까? 역사에는 인간의 도식화된 편견이 마치 절대 진리인 것처럼 도사리고 있다.

 

우리 국사를 살펴보면 태조 이성계는 분명 나라의 명을 어긴 군사반란자다. 이도 타국을 치라는 명을 어기고 칼날을 자국의 왕조에게 돌린 파렴치한이다. 파렴치함을 벗어 나기 위해서 도입한 것이 유교의 성리학이다. 성리학이 말하는 정치의 정점은 민심은 천심이며 천심을 어긴 군왕은 쫓아 내도 된다는 역성혁명의 당위성이다.

 

그러하기에 성리학은 천황과 영주의 귀족 중심의 일본에서는 철저히 배척 당했다. 그런 이씨 조선왕조도 왜적의 침입을 죽음으로 막지 못하고 궁궐과 한양을 버리고 야밤 도주를 했다. 알까듯이 난 그 많은 왕자를 전선에 계속 투입해서 죽음으로 사수했다면 막았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마땅히 쫓아내야 할 허접한 국왕인데도 전쟁 후까지 호의호식하며 잘 살았다. (계속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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