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방, 농촌

동해는 강릉 택시기사, 서해는 까나리 어부가 지킨다.

두 아들 아빠 2010. 3. 30. 14:25

북한잠수함은 택시기사가, 침몰 초계정은 까나리 배 어부가,


새삼스럽게 대한민국 군대와 지휘자를 폄하하거나 조롱하자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이나, 지도자라는 사람들은 국민을 우습게보지 말라는 뜻이며 군대라는 조직의 본질을 말하고자 한다. 그렇다고 보면 이글의 제목은 영락없는 낚시용이 되었다.


비극적인 천안호 침몰사고를 보면서 초기 대응이 문제가 있으며, 최소한의 6하 원칙도 없고, 말 바꾸기에, 뭔가 숨기는 듯하며, 총체적으로 엉망이라고 질타한다. 맞는 말이기는 한데, 군대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가 싶은 생각이 든다.


모든 국가 조직은 오래 동안 구축된 나름의 시스템에 의해 움직인다. 하지만 군대만큼 경직된 시스템이 있는 집단은 없다.

군대의 본질에 대해서 너무나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들은 자식을 군대에 보낸 어머니들이라 생각한다. 그분들이 눈물부터 흘리는 이유는 그곳이 사람 살 곳이 아니라는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전쟁은 인간의 광기의 충만으로 벌어진다. 이를 히틀러나 김일성 같이 한 개인으로 잘못으로만 몰아가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전쟁은 집단적으로 미쳤을 때 이루어진다. 미칠 것을 대비해서 살짝 돈 상태를 유지하는 게 군대의 본질이며 그게 전투력 유지다. 좀 더 많이 돈 상태를 유지하는 부대가 특수부대다.


군대를 특수사회라고도 한다. 따라서 일반적 사회의 시각으로 군대라는 집단을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만일에 일반적인 시각과 생각이 같다면 이미 그런 군대는 본질을 잃어버린 것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천안호 사태를 보면서 대한민국 군대는 본질을 영 잃어버린 것은 아닌 듯한 씁쓸한 생각이 든다.


군대는 ‘비겁’을 가장 불명예로 여긴다. 집단의 정신은 그럴지 몰라도 군인은 인간으로서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자신들의 비겁을 철저히 숨기기에 모순점들이 자꾸 들춰지는 일이다. 또한 군대라는 조직은 상명하복과 상벌이 엄격히 적용되는 조직이다. 그래서 자신과 자기 조직에 대한 철저한 보호 본능이 항시 작용한다.


파괴와 살상을 주 임무로 하는 집단에서 창조적 발상이나, 건설적 행동을 바래서는 안 된다. 군대에서 건설을 담당하는 공병대는 더 큰 파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존재할 뿐이다.


천안호 침몰사고를 치르면서 우리 사회도 군대와 마찬가지로 만만치 않게 돌아 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전역자들은 그렇다고 치고 일반 사람들도 대단한 해군지식을 토해내고 있다. 하기야 휴전 한반도에 살면서 머리가 살짝 돌지 않고는 안 될 일이다.

 

-생떼 같은 자식이 차가운 바다 속에 있는 부모와 친지들을 진심으로 위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