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문 강에 삽을 씻고
-정 희 성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197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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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성 선생님!
내가 깎까 머리 시절 고등학교 2학년 때 국어고전선생님이셨다.
그 때 쓰신 시집의 제목이다.
우리 국어 고문학 서적이 해석이 재대로 되지 않아서 안타깝다고 하셨다.
선생 월급만 준다면 평생을 고문 해석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
조선왕조 실록을 대한민국이 아닌 북한이 완역을 했다.
내 나이 40이 넘어서 동창회 때 선생님을 뵈었다.
오늘 정희성 선생님이 너무도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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