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놀토 아침에 일어난 일

두 아들 아빠 2010. 7. 10. 11:44

  좀 늦게 출근하려고 침대에서 게으름을 피우고 있었다. 그런데 아침 일찍부터 전화벨이 울렸다. 아들들이 평일에 맞춰 놓은 알람인 줄 알았다. 벨소리는 조금 있다가 멈췄고 누군지는 모르지만 내 옆에 누어있는 아내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대회를 하고 있었다.

 

 

아내는 선천적(?)으로 작은 소리로 이야기를 못한다. 아내의 말을 들어 보니 축구를 하러 간다고 하는 것 같았다. 아내는 안 된다고 했고 말을 거는 아들은 집요하게 가겠다고 하는 것 같았다.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서 벼락을 쳤다. “네 놈이 정신이 있는 놈이냐!”

 

엊그제 까지는 놀토에 일산 가서 친구만난다고 하던 아들이 오늘 아침에는 축구하러 간다고 한다. 기말고사를 엉망으로 본 이후에 단 한 시간도 공부하지 않다가 친구가 학생회장 나가는데 도와준다고 연 이틀을 늦은 시간에 왔다. 그리고 놀토에는 논다는 것이다.

그러면 공부는 언제하나?

 

 

어제 저녁엔 아주 오랜만에 작은 아들을 혼냈다. 공부방에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화로 왜 가지 않았냐고 했더니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했다.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아내의 말을 들어 보니 버스를 두 번이나 놓쳤다는 것이다. 어이없게도 그게 여러 가지 이유라는 것이었다.

 

“이놈아! 버스는 널 기다려 주지 않아! 먼저 가서 기다려야지!”

 

 

이해는 한다. 날씨도 덥고 풀어지기 쉬는 계절이며 한창 친구와 놀고 싶을 때다.

그러나 남이 놀 때 자기도 놀고, 남이 공부 할 때도 놀면 안 된다. 무작정 공부만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기회가 주어진 사람이 그 기회를 허접하게 보내면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사람들을 더 억울하게 하는 짓이다.

 

 

두 아들 스스로들도 인정하는데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는 그리 어려운 시절을 보내지 않았다. 이를 나와 아내가 다 제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 사람의 관계성에서 이루어 낸 것 뿐이다. 하지만 공로는 자기들 것이지만, 과오는 모두 부모가 지고 가야 한다. 그게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아내가 쥬스 두 잔과 어제 사온 피자를 데워서 식탁에 내 놓았다. 아들들이 먹는 동안에 나는 세면을 하고 출근 준비를 서둘렀다. 약 20여분이 걸리는 공부방까지 가는 차 안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목사님을 잠시 뵙고 싶었지만 이른 시간이라 참았다. 공부방으로 들어가려는 두 아들에게 말했다.

 

“자기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공부를 할 수 없다. 목사님은 아상을 버리라고 하셨지만 비슷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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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할 줄은 모르지만 아버지는 너희를 늘 물가에 대려다 줄 것이다. 물을 먹고, 안 먹고는 너희의 뜻이다."

..................열심히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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