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취미

공감의 시대 3

두 아들 아빠 2011. 5. 22. 15:27

서양에서는 사물과 사건을 판단할 때 이치를 따져 명료하게 생각하는 태도인 이성(합리)주의 확산으로 인간 본능이나 감정은 배척의 대상이 되었고, 이는 기독교 사상이 물밀 듯이 들어 온 현대의 동양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인간의 이성에 대해서 심각하게 제지를 걸고 나온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지그문트 프로이드’다. 인간은 의식이 아닌 무의식에 지배를 받는다며 당시에 누구도 거론 하지 못한 ‘무의식의 세계’ 하나로, 심하게 표현하자면 누구도 거론하지 않은 자신만의 새로운 지식의 칼을 마구 휘둘렀다. 그러나 프로이드의 위대함은 있다. 인간의 물질적 이기심을 성적인 관점으로 바꾸어 놓았다는데 있다.


이 책은 세상은 이미 공감의 시대가 도래 했고,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저자는 의도하지 못했겠지만 공감으로 인하여 인류의 중심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넘어오고 있다고 통찰하고 있다. 오늘 날 우리 사회에 세대차이가 소통 부족 때문이라고 너도 나도 말하며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한다. 공감은 소통의 밑바탕 이다. 따라서 공감은 커뮤니케이션과는 다르다. 오늘 날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는 이성적 나눔은 고사하고 공감이 태부족하다. 그런데 무슨 소통 부족을 말하는가?


이성주의 시대에서 서양이 전 세계를 호령한 것은 당연했지만 공감은 서양보다는 동양이 더 오랜 전통과 깊이를 가지고 있다. 공감은 이성주의로 가기 위한 훈련이 필요하지 않는 인간 본능에 가깝다. 이성주의는 개몽적인 상황에서 상호주의라면 공감은 일방적인 면도 있다. 아픈 사람을 보면 자신의 표정도 함께 찡그리게 되는 게 바로 일방적이고, 본능적 공감이다.


영국의 철학자 토머스 홉스는 인간과 국가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인간이 삶은 고독하고 볼품없고 야비하고 잔인하다. 그리고 짧다.’ 생존이라는 악몽에 대해 그가 내놓은 유일한 해결책은 정부 당국에 엄격한 통제를 요청하여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는 전쟁에서 서로 죽이는 일이 없도록 관리를 맡기는 것뿐이었다.‘


영국의 철학자 존 로크인간의 마음은 본래 백지와 같은 것으로 어떠한 성분도 생득적 관념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는데 철저한 경험론에 의한 훈련만능주자이면 모를까 이 이론은 이제 철학 박물관에 넣어야 마땅하다.


서양의 교육은 개인의 자존감을 중심으로 하는 ‘도드라짐’이라면 동양은 집단 속에서 개인의 어울임과 ‘적합함’이다. 학교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면 서양과 동양은 훈육 방법 다르다고 한다. 서양은 폭력을 당한 학생의 훼손된 자존감을 중심으로 말하고, 동양은 집단과 관계성 속에서의 폭력의 문제를 제기 한다고 한다.


아이에 대한 부모의 교육은 온전한 인간성이 목표다. 그래서 훈련이라는 것을 시키는 것인데 이에 미치지 못해 아이에게 창피를 주는 행위는 인간성보다는 훈련이 목적 자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창피를 당한 아이는 부모에게 배려를 받을 가치를 상실했다고 생각하며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 부모가 바라는 ‘이상적 이미지’에 맞추어 한다는 강박관념에 갖게 된다. 아니면 부모로부터 매몰차게 거부당하는 결과를 견디는 수밖에 없다.


이를 지속적으로 당하느니 무기력을 가장한 완벽한 패배주의로 일관하고 그런 연기 자체가 불가능하고 좀 더 용기가 있으면 가출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행동으로 사회와 부모에게 저항하기도 한다. 그나마 저항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존재하는 아이는 그래도 낫다. 꼼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포기하는, (기독교에 말하는 ‘아상’을 스스로 내려놓은 것이 아니다.) 이런 상황이 피할 수 없는 주변의 끊임없는 억압에 의한다면 인간의 내면 주권은 무너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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