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방, 농촌

김제동의 5백만원 기부는 박정희 식?

두 아들 아빠 2011. 6. 10. 15:49

김제동을 비판하거나 비난하는 글은 아니다. 대가 없는 기부란 본질적으로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모르고 했는지, 알고 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5백만원을 반으로 나누어 두 개의 봉투에 각각 250만원 씩 넣어 하나는 대학생들, 하나는 전경대원들에게 쓰라고 했단다.

 

이는 과거 박정희가 격려 차 최전방 사단장 부부를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함께하고는 두 개의 같은 금액의 봉투를 주면서 하나는 사단장이 쓸 수 있도록 격려금으로, 하나는 부대원들에게 쓰라고 줬다. 이렇게 하사하는 사람이 돈의 사용처를 명확하게 주문하면 사단장은 받은 돈 때문에 큰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다. 박정희 식 처신의 옳고 그름을 차제에 두더라도, 돈을 주는 방법 중에 이만한 배려는 흔치 않다고 본다. (이글은 과거 조중동에서 읽은 것을 기억에 의존한 것이니 전혀 사실이 아닐 수도 있음을 전제한다.)


공권력을 집행하는 전경대원에게 집회 자들이 길거리에서 음식을 주는 행위는 어쩌면 전경대원들에게 당혹스러움과 경우에 따라서는 모욕감까지 줄 수 있다.


다행이 김제동은 자신의 본의와 다르게 전경들 중에 마음에 상처를 받은 분들이 있다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 그만이다. 그걸 두고 대학생들이 경찰들에게 햄버거를 강권했느니, 심지어는 공권력을 희롱하는 치안파괴 세력으로까지 말하는 것은 오버이거나 헌법을 잘모르는 국가 권위주의에 함몰된 것이다.


시위를 하는 대학생들이나 전경대원들은 구분 할 수 없는 다 같은 세대이며 평균적으로 비슷한 계층이다. 더구나 이번 시위 이슈는 이데올로기도 아니고 대학등록금 인하여서 정서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다. 다만 정해진 일정기간 동안만 신분이 다를 뿐이다. 그들이 더 이상 물리적으로 충돌하지 않게 하는 것이 우리 모든 기성세대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