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사건은 예전부터 폐쇠적 공간에 있는 부대에서 끊어지지 않고 간간히 이어졌다. 1984년 22사단 GP 난사 사건, 2005년 발생한 ‘연천 GP 난사 사건 등등은 인명피해가 더 큰 대형 사고였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 큰 의미를 부여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문민의 정부부터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는 사건의 전모가 그나마 사회에 밝혀졌다는 다름이다. 과거 박정희 군사 정권 때는 사회 자체가 거대한 병영이었다. 지금은 술, 담배 심부름도 시킬 수 없는 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사람 죽이는 총검술을 정규과목에 넣어 훈련 받았다.
최전방 GP 사건은 픽션을 가미한 영화 GP 506에서 다루었고, 해병대 사건은 같지는 않지만 그들만의 병영을 장동건이 주연한 영화 ‘해안선’에서 보여주었다. 사회는 점점 진보하여 압력이 낮아지는데 유독 군대만 압력을 유지해야 하니 내외 압력차이로 인해 사건이 일어 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더구나 전투력을 최상으로 유지해야 해병대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다 보니 군을 떠나도 정서적으로 이완되지 않아 늙은 신체에 해병대 군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것이다.
‘해병대 정신’이라고 말하는데 인간이 가지고 있는 수치심-죄의식-무기력-슬픔-두려움-욕망-분노를 넘어서면 드디어 에너지 수준 175의 자존심이 나타난다. 의식혁명의 저자 데이비드 호킨스는 이를 표현하길 미국의 해병대를 통솔할 만한 충분한 에너지이고 미국의 국민이 동경하는 수준이라고 하며 이보다 아래 단계의 에너지 장보다는 긍정적으로 보았다.
그러나 자존심은 그 위단계의 의식으로 나가지 못하면 분열과 파벌주의를 초래한다. 또한 최대의 약점은 오만과 부정이다. 이들은 스스로 의식의 성장을 차단한다. 이들의 특성은 경쟁심을 유난히 고취시킨다. 인류의 전체적인 수치가 190에 머물러 있다가 20년전부터 204의 수치로 괄목할만한 비약을 보여주고 있다.(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평균 치수일 뿐이다. 아주 높은 단계의 소수가 수많은 아래 단계의 사람을 상쇄한다.)
이번 사건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두 가지가 있다. ‘성매매 계’와 ‘관심 사병’이라는 말인데 성 매매 계에 적극적이지 않으면 이른바 왕따가 되고 기수 열외가 되기도 했을 것이다. 이들에게 부대 지휘관들은 관심 사병이라는 딱지를 붙였다. 심하게 표현하면 소경나라에선 눈뜬 사람이 병신이듯이 말이다. 도둑질도 함께 하면 죄의식이 낮아진다. 그래서 예전엔 훈련소에서 교관들이 일부러 훈련병들의 관물을 숨겼다. 그들끼리 또 도둑질을 하게 한 것이다. 그러면 모두가 도둑놈이 되는 것이다.
성매매 계는 사병들 뿐 아니라 장교나 부사관이 주도하거나 연류 되었다고 확신한다. 군대에서 사병의 문제 뒤에는 받듯이 부사관이나 장교들의 더 큰 잘못이 도사리고 있다. 그런데 공모를 했다는 이등병을 잡아 족치는 것으로 사건을 무마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귀신 잡는 해병이 이등병을 잡고 있다.
한국의 해병대 병사들은 통솔력을 갖춘 자존심 단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심성의 가장 아래 단계들인 수치심-죄의식-무기력-슬픔-두려움-욕망이 뒤엉겨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다 마지막에 제어할 수 없는 분노가 쏟아져 나온 것 같다.
다른 부대에선 있지 않은 ‘기수열외’는 아주 심각한 현상이다. 수평적 조직 사회에선 그저 왕따 정도 이지만 계급과 기수가 무엇보다 엄격한 해병대에서 기수열외는 죽으라는 것과 같다. 같은 기수는 육군에선 동기라고 하는데 함께 입대해서 무사히 군 생활을 마칠 수 있도록 서로 도와주고 끌어 주는 전우애가 깊은 관계다. 그렇게 하지 않을 뿐 더러 후임들에게 무시를 당하게 한다는 것은 의식 수준을 말할 것도 없고 ‘인간성 말종’이 아닌가 싶다.
훈련소에서 극심한 훈련을 받은 해병대 이지만 자대 배치를 받아 해안 근무 위주를 하게 되면 부대에서 고참과 후임끼리 사소한 것으로 이른바 ‘군기잡기’가 횡횡한다. 따라서 장기 경계근무를 지양하고 훈련을 더 많이 해야 한다. 그러면 사소한 것으로 군기잡고 성취행 등의 군기 문란이 덜 일어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해병대 사령관을 포함해 해당 부대 직속상관 모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그나마 재발 방지 효과가 아주 조금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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