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단상

삶은 모순과의 투쟁과 화해 2.

두 아들 아빠 2011. 10. 4. 17:51

개인이나 집단은 해결할 수 없는 근본적인 어려움들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해결 자체가 안 되는 어려움은 아애 포기 하면 되지만 그것들 중에서도 시간이 지나거나 분위기가 조성되면 해결되기도 한다. 이런 것들 중에서 자신의 노력과 무관한 것이 있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한 결과 어느 시기에 극적으로 해결 되기도 한다.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불만과 불평은 쉽게 하면서 정작 자신의 어려움이 어떤 연유에서 왔는지 잘 살피는 눈을 갖기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태생적 어려움(근본적 어려움)과 후천적 어려움(생활 속의, 선택의 잘못 등)을 명확히 가려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근본적 어려움에서 벗어나려다 걸려든 어려움도 있다.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기간 중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 무엇인가를 알면서도 하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자신 뿐 아니라 주변까지 더 어려워 지기도 하는데 그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자기가 하고 싶고, 바라던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다.

 

그 하고 싶은 일과 바라던 것이 자신과 주변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되집어 보는 것도 더 큰 어려움에 빠지지 않는 현명한 생각이 아닌가 싶다. 사람들은 이를 한마디로 '포기'라고 한다. 그런데 포기는 그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포기한 것 만큼 다른 것으로 꼭 채워 넣어야만 한다. 그러다 당하는 어려움은 거의 회복 불능 상태가 된다. 그걸 사람들은 '자포자기'라 한다.

 

해결 불가능한 어려움이 결정적인 시기에 사소한 일상의 어려움과 함께 오기도 하는데 대게 이런 경우, 많은 사람들은 크게 좌절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이미 나라 전체 경제가 어려워져 가고 있는 상태에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이라고 그것도 별 경험도 없이 경기에 민감한 자영업을 차리는 우매한 짓이나, 자녀가 공부를 잘 할 수 없는 분위기를 잔뜩 조성해 놓고 성적이 좋지 않다고 아우성을 치는 것들이다.

 

쉽게 살며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한 노력(?)이 결국 나락에 빠지는 것이야 말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순의 결과 중에 가장 처참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선택만 하지 않는다면...인간은 그 모순과 타협하고 화해하는 놀라운 능력을 지니고 있다.

 

민주투사나 노동운동가, 시민사회 활동가들은 국가 권력, 기업, 사회의 모순과 투쟁하는 사람들이다. 수양과 성찰에 정진하는 종교인들은 신의 가르침을 통해 결국 자신의 모순과 투쟁하는 사람들이다. 성찰을 통해서 모순 덩어리인 아상을 버리고 더 높은 영적인 세계를 추구하는 일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득도를 했다는 것은 연속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일 뿐이다. 인간은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변화에 따라 상태가 늘 변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자기 모순에서 가장 손 쉽게 벗어나는 방법은 남과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기꾼들은 인간의 이성을 기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도사리고 있는 모순을 최대한 이용한다. 그런 능력을 배양하려면 남을 속이는 능력보다는 자기기만에 능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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