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대한민국 수능

두 아들 아빠 2011. 12. 1. 15:17

 

 

어제 수능 시험 성적표를 보고 입가에 미소 지은 학생과 부모는 얼마나 될까?

높은 목표에 비해 좀 덜 나온 경우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SKY대학과 서울 지하철 2호선 전철역 인근에 있는 대학과 ‘IN 서울’ 대학, ‘지잡’(대학)이라도 도립이나 국립대학의 정원은 전체 수능 응시 학생 수에 비해 지극히 적은 숫자다.

그 나머진 어디로 가라는 말인가? 갈 데가 없다. 있다면 군 입대다. 그것도 남학생의 경우만 해당 된다. 취업? 웃기는 소리다. 네가 인생 패배자임을 빨리 자인하라는 가혹함이다. 물론 이전의 이상과 눈높이를 대폭 낮추어야 한다. 그게 현실이다.

 

재수? 더 웃기는 소리다. 재수를 ‘한번 해본 장사 다시 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해다.

재수는 전혀 다른 신분과 상황에서 그것도 준비도 없이 벌이는 순간 도피처일 뿐이다.

갈 데가 없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하는 수 없이 하는 짓이다.

처음엔 주변에 창피해서 “그래~ 해내고야 말 거야!” 라고 다짐하지만 대개 관성의 법칙을 거스를 수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본색을 드러내고야 만다.

 

흔히들 1년간 재수한다고 하는데 그것도 착각이다. 11월 10일에 시험 봐서 20일 후 점수 발표 기다리고 이후 이 대학 저 대학, 여지저기 눈치보고 기웃거리다 2월 말에서야 다 떨어지거나 그야말로 ‘지잡대’라도 우선 등록시켜 놓고 3월 한 달간 학교 간보고 재수를 한다면 시험 준비기간은 4월부터 11월 10일경까지 불과 7개월 10일 정도다.

 

고등학교 3년 전 과정을 보는 수능을 불과 8개월도 안 되는 기간에 기초를 다지고 더 나은 성적을 바란다는 것은 도둑놈 심보가 아닌가 싶다. 그런 식이라면 고등학교 3년 정당히 놀고 재수시키는 편이 훨씬 낫다. 재수를 하려거든 미리 삼수를 다짐하면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 그것도 아주 독한 놈이라면... 재수에 성공하는 경우는 수능에서 등급 외 판정을 받았을 때다. 재수해서 그저 아무 대학이 가려고 재수하면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공부는 잘하고 싶다는 희망과 열정만으로는 안 되는 것 같다. 공부 자체에 대해 욕심이 있어야 한다. 그 욕심이 없이는 공부 잘하기는 힘든 것 같다. 이건 내 경우라는 꼭 그렇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더 좀 변명을 하자면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것은 특별한 은사가 주어지고 거기에 각고의 자기 노력과 부모의 헌신까지 더해졌을 때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거 아무에게나 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요즈음 내 머리 속에 자주 떠오르는 말이 있다.   '그 밥에 그 나물'

 

앞서 말했지만 수능성적표를 받아들고 입가에 미소가 띄는 학생은 극소수다. 예전이야 대학 진학률이 낮았지만 (대학 정원도 적었다.) 대학의 수와 정원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이젠 90%에 육박하는 진학률이 늘은 대학정원을 능가하고 있다. 예전엔 대학을 1류, 2류, 3류 정도로 나누었는데 이젠 아주 세분화 되었다. 이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성적을 9등급으로 나누었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3년 내내 등급 판정을 수시로 받았기에 벗어날 수 없을 일이다.

 

수능만큼 괴상한 경쟁도 없다. 4%의 1등급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 96%가 거길 뛰어 들려고 난리를 치고 있는 것이다. 더 낮춰서 2등급 7%가 목표라고 해도 92%는 재아무리 노력해도 끼어들지 못한다. 그런데도 불나방처럼 모두 뛰어들고 있다. 안 됐을 때 본인도, 부모도 아무런 대책도 없이 말이다. 정말 심각함은 주변에서 위로를 주고 싶어도 줄 것이 없다는 참혹함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위로를 줄 것이 있다.

 

대학 나온 청년 실업 때문에 “찌질한 대학 나오면 뭐하냐?” 라고들 한다. 정말 그럴까!

지금의 부모, 기성세대가 살아온 날이 미래에도 여전히 펼쳐지거나 가속될 것이라는 예단은 큰 틀에서 맞는 말이지만 일부 또는 크게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의 20와 30대 초반 청년실업은 특별한 시기에 특정한 세대에 벌어지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 세대별 인구 분포를 아래 표로 보면,

(2008년 통계자료, 총 인구 48,406,386)

 

구분

70세 이상

(30년대생 이상)

60세 이상

(40년대 생)

50세 이상

(50년대 생)

40세 이상

(60년대 생)

30세 이상

(70년대 생)

20세 이상

(80년대 생)

10세 이상

(90년대 생)

10세 이하

(2000년대 생)

비고

인구수

3,026,280

3,734,245

5,719,169

8,334,303

8,381,784

7,329,467

6,635,871

5,295,250

 

 

비교

 

 

50세 이상총인

12,479,694

40세 이상총인구

20,813,997

상:

70년대생 기준

하:

앞 세대기준

-1,052,317

 

이상총인구

36,525,248

-1,745913

-693,596

 

 

-3,086,534

-1,340,721

 

 

 

  이 자료를 보고 강심장인 이명박 대통령도 놀랬다고 한다.

 

인구가 가장 많은 세대는 60년대 생과 바로 아래인 70년대 생이다. 여기에 한국경제가 산업화를 접고 정보화로 가는 길목에서 20대들이 차지할 일자리가 많을 수 없다. 하지만 세대의 큰 축의 하나인 60년대 생들이 사회활동을 접는 시기에 지금의 10대들은 사회에 진출하는데 크게 어려움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 그 이유는 현재 사회의 모든 기반시설은 가장 인구가 많은 현재의 시기에 맞춰 세워졌다. 형편없이 줄어드는 인구로 이를 운영할 인적 자원이 태부족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인구를 산술적으로만 분석함은 오류를 낳을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 때문에 미래에 식량 재앙이 온다고 했지만 그들 세대가 단군 이래 가장 잘 먹고 잘살았다. 늘어난 인구가 재앙이 아니라 복이 됐듯이 줄은 인구가 재앙으로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