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단상

터닝포인트가 인생의 전환점?

두 아들 아빠 2012. 4. 21. 15:34

터닝포인트(a turning point )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 말 뜻으로는 '전환(시)점', '변곡점' 등으로 사용한다.

이 용어를 토목의 측량학에서도 사용한다. 수준측량에서 기준점을 직접 볼 수 없을 때 새롭게 기준점을 옮겨다 놓은 점을 터닝포인트라고 하고 약자로 'TP' 라 한다. 기준점이 바뀌기는 했어도 전혀 다른 것은 아니다. 따라서 마라톤에서 돌아 오는 반환점으로 쓰는 것은 적절치 않다. 더구나 로또의 인생역전으로 사용함은 가당치도 않다.

 

터닝포인트를 삶에 비유할 때 꿈에서 군대에 다시 끌려가는 끔찍한 경우 말고는 실제 인생에 있어서 마라톤 반환점이나 수영에서 오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가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

 

예를 들어서 20대 때 "나는 많은 돈을 벌어 뭔가 좋은 일을 해야겠다."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면 돈이 '기준점' 이었고 적절한 시기에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실력을 쌓아 사업을 시작했거나, 30대를 거치고 40대에 많은 돈은 아니지만 나름 벌어서  "돈을 계속 벌어서 사람을 키우는데 쓰겠다."라고 했다면 그게 바로 터닝포인트다. 처음 기준점과 전혀 다른 것이 아니다. 그런데 돈 버는 실력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게 아닌 듯 싶다.

 

자본주의 사회를 한 세기 거치면서 사람의 삶에도 일정한 시기에 터닝포인트가 찾아 오게 돼있다. 이전에도 이에 관한 글을 쓴적이 있는데

직관적 통찰인 특정한 명제를 일반화에 대입시키는 방법으로 여러 사람들의 경우를 들어 35세와 45세 전후에 인생의 전환점이 있음으로 증명하고자 했는데 논리적으로 완벽할 수 없었다.

 

우선 전에 예로 들지 않았던 사람 중에 대선주자로 뜬 세 사람을 적용해 본다.

안철수는 1962년생으로 잘 나가던 의사직을 그만 두고 '안철수 컴퓨터 바이러스 연구소'를 설립했을 때가 34살이다. 이후 그는 전혀 다른 길을 걸었고 대단한 성공을 이루었다. 44세 때인 2005년에는 더 극적인 전환점을 맞는다. 잘 나기던 CEO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고 이사회 의장으로만 활동했다.

 

그런 그를 대선 주자로 보기에는 살아 온 길이 아니라고 보여준다. 어느 한 두 분야에서 짱 먹었다고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서울시장에 나섰서야 했다. 더구나 19대 총선에서 별 역할을 못한 것도 결정적이다. 대선 정국에서 큰 역활을 할 수 있어도 자리에 오르기는 어렵다. 이번 대선은 세대 순서로 보아 50년대 생들이 먹는 게 맞다.(만일 못 먹으면 세대가 집단적으로 쪼다!)

 

문재인은 1953년생으로 35세 때인1987년에 민주쟁취국민운동 부산본부 상임집행위원이 되었다. 45세 전후에는 노무현과 함께 있었다는 것을 빼고는 이렇다 할 전환점이 없어보이는데 그 자체가 대단한 전환점의 연장 선상이었다. 박근혜의 경우는 37세인 1988년 당시 민자당 총재인 노태우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하게 되었고, 47세인 1998년에 한나라당 후보로 대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되어 본격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기 시작한다.

 

잘 나가는 사람 말고도 예를 들어 보자! 나꼼수 맴버 김용민(74년생)의 경우, 38세의 나이에 천우신조로 국회의원 지역구에 공천을 받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새누리당의 문대성(76년생)은 정확히 만 나이 35세에 정치인으로 기회가 왔고 국회의원에 당선됬지만 잘 된 일인지는 두고 보아야 한다.

 

특수한 조직이나 남다른 특성이 있지 않은 보통사람의 경우, 보통 45세 전후가 인생의 절정기다. 물론 생산성을 중심으로 한 절정인데, 이후에는 체력이 급속히 떨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잘 나가는 남자들 중에 이때 바람를 가장 많이 피운다고 한다.

 

삶에 운명이라는 굴레를 씌우고 싶지는 않다. 사실 운명이라는 건 없다. 하지만 태생과 자신이 걸어 온 길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35세 전까지는 부모와 출생, 환경 등의 영향을 받아 살아 온 힘이 거의 소진할 때라서 어떤 전환점이 온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지쳐 쓰러지게 마련이다. 이후 45세까지 10년은 선천적인 것을 기반으로 후천적인 힘이 발휘해 온 결과라고 본다. 이 과정에 개인의 의지와 노력, 역량도 중요하겠지만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변의 도움이나 사회적 변화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여성이나 남성의 나이 35세까지 미혼이면 45세까지 미혼으로 남을 할 확율이 높다. 특히 여성의 경우가 그러한데 보통사람들의 경우 거의 35세 이전에 짝짓기가 이루어 진다. 이후에는 주변에서 지속적인 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결혼할 확율이 현격히 줄어든다. 그러하기에 35세 전의 남성과 여성은 그 나이를 넘기면 최소한 40세까지는 그냥 달릴 준비를 하는 것이 낫다. 

 

자신을 되돌아 보건데 35세나 45세에 아무런 전환점이 없다는 사람은 인생을 은혜롭게 잘 살았거나 아니면 별 생각없이 무의미하게 살았다는 뜻일 수 있는데 전자의 경우가 더 많지 않은가 싶다. 필자도 분명한 전환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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