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세대차이

베이비붐 세대의 영욕

두 아들 아빠 2012. 12. 7. 08:19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에 출생한 세대로 현재 50~58세)

 

6.25전쟁 후 먹고 살만해져 엄청나게 불어난 이 세대의 인구로, 인류학자와 관료들이 미래에 식량 대 재앙이 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엄격한 산하제한을 실시했다. 예비군 훈련 중에 불임수술을 하면 나머지 일수를 면제해 주고 아파트 분양에 가산점까지 주는 등 억척스럽게 한 결과 한 세대만에 성공했다.

 

인구가 늘어 대 재앙이 올 것이라는 세대가 단군이래 가장 잘 먹고 잘 살았다는 아이러니한 사실이다. 인간의 머리 속이 얼마나 허접한지를 보여주는 실예다. 이들 세대가 배고품을 넘어 외식문화를 열었고 마이카시대도 열었다. 열심히 일한 결과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웃기는 소리다. 우리내 조상들은 5천년 동안 더 뭣 빠지게 했지만 입에 풀칠도 재대로 못했다. 이들이 산업화 시대에 꿀은 빨았어도 늙그막엔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니다.

 

산업화는 인구의 도시 집중을 불러왔고 인구밀도가 조밀한 곳에서 부동산 투기는 필연적으로 일어나게 되는데 문제는 국가 이를 묵인하고 부추키기까지 했다. 주거문화가 주택에서 아파트로 전이 되면서 부동산 투기는 극에 달했으나 이제 막장에 섯고 거품이 꺼지면서 이른바 '하우스 푸어'를 양산하게 되었다. 주거지를 투기모델로 삼았는데 이는 한 세대를 넘기기 어렵다. 내가 산 아파트가 두 배가 되면 내 자식 둘은 살 집이 없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비로소 초등학교 의무교육의 해택을 받게 되었지만 완전무료는 아니었다. 몇 푼 안되는 육성회비, 기성회비를 못내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들세대의 평균 학력은 중졸 정도다. 그들이 어렸을 때 냉장고, 전화, 피아노는 부자집만 소유할 수 있었고 일반서민들은 자가용는 꿈도 꾸지 못했다. 어렸을 때 질려버린 밀가루 음식(수제비등)과 보리밥을 입에 대지도 않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은 농업기반사회에서 산업기반 사회로 전환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가장 안타까운 것은 공동체 해체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마을 공동체에서 회사조직으로, 지연과 학연으로 연결된 고리는 공동체 해체 틈을 비집고 들어와 자기들끼리의 불법과 탈법, 특권을 누리는 쇠사슬 같은 연결고리가 되었다.

 

그들 세대가 한참 잘 나갈 때 써먹었던 산업화 기술은 이제 낙후 정도가 아니라 경험 그 자체가 걸림돌이 되었다. 아나로그시대에서 디지탈에 이어 순식간에 정보화로 넘어와 세대가 집단적으로 두 단계나 밀려 버렸다. 오로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것은 집 한채 뿐이다. 그걸 뉴타운으로 튀겨준다고 하니 허겁지겁 한나라당과 이명박을 줄창 찍었지만 완전히 속은 일이다. 뉴타운의 "헌집줄게 새집다오"는 그들이 어렸을 때 했던 두꺼비의 모래 장난일 뿐이었다.  

 

베이비붐 세대는 55년생을 필두로 본격적으로 은퇴를 하게 되었다. 이들세대가 사회, 경제활동에서 다 빠져 나가는 9년은 현재 1985년부터 1994년생까지 순차적으로 사회, 경제활동을 하게 되는데 인구가 많은 이들 세대가 빠져나가면서 고질적인 청년실업은 베비이붐 세대의 자녀세대(약 1985년부터 1995년생)에서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본다.

 

이 세대는 현재 자영업이라는 사슬에 매어 있다. 경험도 없는 일에 성실과 근면 하나로 뚸어 들었다가 그나마 있던 재산 다 날리고 그 과정에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가정불화까지 겹처 이중삼중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자신이 잘나거나 근면해서 돈 번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대가없이 받은 은혜 였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