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세대차이

베이비붐 세대의 영욕 2

두 아들 아빠 2012. 12. 8. 14:42

베이비붐 세대의 아버지 세대는 광범위하게 걸쳐 있다. 그 이유는 자녀의 수가 많았기 때문인데 당시에 조혼과 더불어 늦둥이들도 있었다. 주로 1910년대생부터 1930년대 생까지인데 전형적인 농업기반사회에서 태어났고 일제시대에 일본 말과 글을 배운 세대다. 이들 세대의 아버지들은 간혹 친구들끼리 알아들을 수 없는 일본말을 유창하게 해서 요즈음 말로 '깜놀'한 적도 있다. 야만의 시대를 산, 가부장적인 권위가 몸에 밴 분들이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렇지만 이 세대에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아주 좋지 못한 사람들이 꽤있다.

 

자신의 아버지들은 대가족이라는 가족공동체에 살았지만 이들 세대는 경험 없는 초보 핵가장들이었다. 자신의 아버지보다는 나아보려고 나름 애 썼지만 바람만큼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변명을 하자면 자녀들이 너무 바뀌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관심사에 아는 것이 없는 것이 바로 단절이다. 반대로 자녀가 부모의 관심사를 알고 싶어 하지 않거나 외면하는 것도 단절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양방향이 다 단절되어 있다.

 

부모를 모셔야 하는 효자놀이 강박에 빠져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많은 자녀를 헌신적으로 키워온 부모를 잘 모셔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세대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산업화의 핵가족에서 그걸 수가 없어 괴로워했다. 과거 독재정권은 유난히 효를 강조했다. 이걸 미끼로 국가권력에 충성과 복종을 강요했다. 부모를 위한다며 아내를 억압하는 어이없는 짓도 서슴없이 저지른 세대다. 부모를 자기 가정에 모시기도 했다. 핵가족에 군식구가 끼면 핵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터진 가정도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여성의 골을 완전히 뻬먹은 일이다. 

 

지금이야 가장들이 60이 넘어서도 일하지만 45세 넘어 일한 적은 50년도 안된다. 농업기반사회에 40대 이상이면 농사 일선에서 일을 놓았다. 그 나이 때면 자식이 청년이 됐는데 나이든 아버지가 힘든 일을 할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산업사회에서는 정년이 60세 가까히 늘어났고 자식 부양을 그 나이 때까지 해야하는 사태가 났다. 결국 어미새보다 덩치가 더 큰 뻐꾸기를 키우게 된 일이다.

 

삶의 출구가 훨씬 가까워진 세대이지만 사회학적 수명보다 생물학적 수명이 훨씬 길어진 이들세대가 안고 있는 문제는 많다. 기나긴 노후 생활인데 벌어 놓은 돈이 많다면 문제가 덜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식들에게 기댈 수 밖에 없는데 그들도 자기 삶을 살기에 급급하다. 한국은 서양에서 1~2백년에 이루어 놓은 것을 단 4~5십년 안에 모두 이루었다. 이제는 이른바 압축성장의 폐해를 보고있는데 복지분야가 제일 큰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