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아들 믿어? 말어!

두 아들 아빠 2013. 1. 22. 10:11

순전히 내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아들을 믿지 말아야 할 때 믿었고, 정작 믿어야 할 때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도 문제이지만 믿음을 반대로 행한 부모를 둔 아들은 어떤 심정일까?

 

중년의 어려움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단연코 어른으로 성장하는 자녀의 문제가 가장 크고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회피하거나 이겨 먹으려는 행위와 가끔씩 정면 충돌하는데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중년의 부모를 어렵게 한다.

인격이 무너질 것 같아서 아애 기피하거나, 오랜 방관 끝에 결국 이건 아니다 싶어 인격를 버리고 이판사판 충돌하기도 한다.

 

바빠서, 혹은 귀찮아서 "응~ 울 아들 믿어!"를 했지만 그 아들은 부모의 믿음과는 정 반대로 했기에 죄책감만 키웠을 뿐이다.

자녀에게 관심과 훈육이 필요할 때 부모는 바빴다. 이건 변명이 아니라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부모가 원하는 아들이 안 되었다.

 

부모가 자녀에게 해 주고 싶은 것과 자녀가 부모에게 바라는 것은 다른 것 같다. 또한 어렸을 때와 청소년기, 성인이 된 자녀와 부모의 관계성이 전환과 승격이 모호하거나 없다, 무조건적인 사랑과 훈육에서 조건적이고 좀 더 성숙한 단계의 사랑, 이 세상에서 가장 친한 이웃까지 단계적으로 승격이 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것 같다. 갑자기 커버린 자녀가 감당이 되지 않기도 하다.

 

자녀 앞에 무릎꿇고 통곡할 정도의 잘못을 수시로 저지르지 않았다면 부모는 자녀 앞에 죽을 때까지 당당할 필요가 있다. 부모는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절대 권위가 있다. 그렇게 세운 존재가 부모다. 다만 오바만 하지 않으면 된다. 근데 그거 자주한다.

 

장성한 아들을 못 믿어워 하는 건, 어렸을 때 보살핌이 부족했거나 적절한 훈육이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방관도 있지만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에 관심은 간섭이고 부모의 오만이다.  장성한 아들은 믿는 수 밖에 다른 방법은 없다. 그런데 환갑이 되도 못 믿어운 게 자식이라며? 자신을 믿지 못하면 남도 믿지 못한다. 이게 인간이 인간을 믿지 못하는 아주 근본적인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