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내가 아는 유시민

두 아들 아빠 2013. 2. 19. 16:05

유시민처럼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리는 정치인은 드물다. 그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얼마나 왜곡됬는지 세삼 말하고 싶지 않다.

직업정치인으로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럼 다 끝났다고? 글세요~

그는 쉬지 않고 이 땅에 민주와 진보를 위해 나름 노력했다. 그러나 역사는 그를 불러세우지 않았다. 그래서 억울하다고? 천만에 말씀이다. 자기가 원하는 삶을 찾아 나선다고 했다. 아마도 자기를 무조건 지지했던 사람들만 아니라면 아주 홀가분한 마음일꺼다.

 

유시민만큼 말과 글이 함께 되는 사람은 드물다. 말빨이 좋으면 글빨이 떨어지고 그 반대 현상도 있는데 둘 다 되는 경우는 유시민 이상은 본적이 없다. 말을 하다보면 중언부언을 전혀 하지 않기 어렵다. 그런데 유시민은 강조를 하거나 첨언을 할 때 도 아주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그의 책은 깊이를 떠나 많은 공감을 얻기에 충분한 논리구조를 갖추고 있다. 보수언론들은 유시민의 사진을 올릴 때 독기어린 눈빛을 강조했는데 그런 눈은 불의에 항거하는 눈이지 평상시의 눈빛이 아니다. 그는 사슴의 눈망울을 닮았다.

 

유시민 정치인 만들기에 백사장에 모래 한 알 언져 놓았다. 서프라이즈와 고양시민광장에서 활동하다가 촛불이 사그러질 무렵에 공주시로 내려왔다. 충남과 공주는 경상도 만큼은 아니지만 진보운동을 하기에 열악한 지역이다. 한나라, 새누리당이 대세이고 지역정당인 선진당이 작은 틈까지 메우고 있었다. 그냥 처박혀 있었다. 내려 온 이듬해 노무현 서거를 맞이했다. 노무현이 검찰에 불려오고 몇 일 후 지역에서 유시민을 만났다. 그 때의 대화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후 국민참여당 창당으로 몇 번 더 보게 되었고 나는 마지막으로 통합진보당 공주지역위원장에 선출되었는데 당내 사정으로 바로 사퇴했다. 진보정의당엔 가지 않았다. 왠지 더 나가고 싶지 않았다.

 

운동권 유시민에서 컬럼리스트 유시민으로 정치인 유시민 그리고 관료 유시민에서 다시 정치인으로...

정치인 유시민보다는 한국 진보의 종을 울린 리영희선생이 될 수도 있는 사람이다. 함께 했던 시간들! 소중했고 좋은 추억으로 남기며 그가 원하는 삶을 찾길 진심으로 기도한다. 파란만장했던 여정을 잠시 뒤로하고 신간을 내놓았는데 '어떻게 살 것인가' 라고 한다. 이제 전국을 돌며 강연을 한단다. 그가 충청권에 오면 당연히 갈 것이다.

 

그가 왜 직업으로써 정치를 떠난다고 했나면 박근혜 정부 끝이면 그의 나이가 60이다. 적어도 진보라면 건강 여부를 떠나 환갑을 넘어서까지 자릴 차지하면 안 된다는 나의 생각이다. 무려 40년 전에 40대 기수론이 대세 였다는 것을 유시민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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