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분석

철수와 시민의 선택

두 아들 아빠 2013. 3. 12. 08:39

한 때는 야권 제 1의 대권 주자였던 유시민은 직업으로서의 정치인을 그만두겠다며 사실적 정계은퇴를 선언했고 안철수는 정계 진입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선택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비단 정치인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은 일정한 시기에 선택과 결정의 기로에 서게 마련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중심적이고 나름 가장 효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데 누가 뭐라 할 일은 아니다. 다만 그 선택과 결정이 끼칠 여파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넘어가야 한다.

 

사람은 갑자기, 또는 자주, 아무 때나, 중대한 결정을 요구 받지 않는다. 어려서는 무엇을 먹을까 입을까? 에서 어떻게 공부할까? 무슨 대학과 학과를 갈까? 어떤 회사나 사업을 해야 할까? 배우자는? 등등 나이를 먹어 감에 따라 단계별로 감당할 수 있는 선택과 결정을 요구 받는다.

 

여하간 크고 작은 선택과 결정 모두는 스트레스를 불러 온다. 짜장면을 먹을까 ? 짬뽕을 먹을까? 도 결코 작은 스트레스는 아니다.

하지만 내 입안에 뭘 채울까는 자기 돈 내고 먹으면 전적으로 개인의 문제다. 하지만 정치인은 자기 돈을 쓰더라도 선택과 결정은 시작부터 신중하게 해야 한다. 명분이 있어야 하고 싹수가 노라면 안 된다. 정치만큼 '명분'을 중요시 하는 사업은 없다고 본다.

 

정치의 본질은 사람을 널리 이롭게 하는 행위다. 임명직이 아닌 선출직이다. 따라서 먼저 유권자들로 부터 신임을 얻어야 한다. 

유권자들에게 대리만족을 부여해 주는, 많이 배우고 성공한 것도 좋지만 좁은문, 가시밭 길이라도 너끈히 헤처 나갈수 있어야 신뢰받는다.

안철수는 유권자의 대리 만족을 충족시켜 주었을지는 모르지만 고난과 역경을 이겨 나갈 수 있는 자질은 아직 검증받지 못했다.

 

자기 스스로 노원병 지역구 선택이 가시밭 길이라고 했는데 마무리 생각해 보아도 그 선택이 가시밭 길인지 모르겠다. 노회찬이 어이없게 의원직을 잃었는데 거기에 대한 의미를 무시하고 있다.

 

창당의 문제도 그렇다. 계속 안개만 피우고 있는 것은 자기 노력을 먼저 내려는 것이 아니라 뭔가 자기를 중심으로 변화와 상상하기 어려운 꼼수를 기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 일종에 간을 보는 것인데 간을 너무 오래 보면 기회주의자라는 오해를 볼러오기 쉽상이다.

 

이에 반해 유시민은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이미 물러서 있었는데 국민에게 보고한 일이다. 여하간 당을 무려 3개나 만들고 깬 사람이다. 더 늦기 전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한다. 책을 쓰고 강연을 다니는게 유시민에게는 더 잘 어울리고 본인도 좋아하는 일이다.

 

유시민은 학자 답게 참여정부가 끝나자 경북대에서 강연했다. 후불제민주주의 책을 쓰고 전국으로 강연을 다니다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검찰조사가 벌어지자 모든 강연을 취소했다. 자기로 인해 주군이 피해를 더 보지 않을까 해서다. 그런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무자비하게 조여 오는 검찰의 사법살인에 손을 들고 말았다. 그게 4년 전이다.

 

유시민은 노무현에 대한 4년상을 치른 샘이다. 이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한다. 박근혜정부가 끝나면 유시민은 우리 나이로 환갑이다. 그 이후에도 선출직을 나가야 하는지 진정 진보라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나갈 때와 물러 설 때는 알고 적시에 행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갈 때 이리 저리 재고 머뭇거리며 물러 설 때에 미련을 떠는게 대개의 사람들이다. 유시민은 이 점에선 아주 적절하게 처신했다고 본다. 자신의 저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매진했지만 그 과정에 있어서 친절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대한민국 정치인은 언론의 페러다임에 벗나기 쉽지 않다. 자고 나니 유명해진 안철수나 투명인간 취급 받은 유시민이 가장 큰 혜택자이며 피해자인데 그게 뒤바꿜 수도 있다. 언론은 잠시 호도의 역할은 할 수 있어도 본질을 바꿀 수는 없다. 야권 연대가 무너지고 정부여당이 개판을 칠수록 유권자들은 제 3의 인물을 원하게 된다. 현재는 서로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지만 나중에 그게 안철수가 될지, 유시민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