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예전에 '아들과 아버지'란 제목으로...

두 아들 아빠 2013. 3. 17. 15:05

쓴 글이 있었는데 아들은 아버지를 어떤 식으로 던 극복해야 한다는 굉장히 단정적인 글이었다.

댓글이 70여개에 스크렙이 328 건이 나갔다.

여기에 더 오바해서 '빨갱이 아버지를 극복하지 못한 유아 이문열'이라는 독한 글을 쏟아 냈다.

구차한 변명이지만 그땐 혈기가 좀 남아 있던 40대 였다.

 

험한 꼴을 피해가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나도 당하고 말았다.

아들이 아버지 면전에서 대들고 욕하는 거 말이다.

아버지들이 잘 모르지만 그런 험한 꼴은 대게 마눌이 펌프질 연출을 했기에 당하게 된다.

내가 무엇으로 마눌을 억울하게 했길레 부득부득 자기 고집을 끝까지 세워 날 한 없이 망거지게 했는가?

짐작은 간다. 그러나 말 수는 없다. 분명 아니라고 부인 할 것이니까! 그래서 마눌을 '부인'이라고 부른다.

늙은 왕 수컷이 무리에서 어떻게 몰락하는가는 침팬지 연구를 보면 안다고 한다.

 

남자는 선험적 보아 자학적인 기질이 있는데 어떤 면에서는 여성이 더 독한 측면이 있다.

오뉴월 찬 서리 같은 복수심이 만만한 것이 아니다. 죽기 살기로 달겨들기에

그걸 남자라고 이길 방법이 없다. 내가 또 졌다! 이젠 계속 져주어야 한다. 그게 늙어 팽당한 침팬지의 생존의 방법이다. ㅋ

 

당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지만 당했다고 분노하거나 열받을 일이 아니다.

왕비와 왕자가 짜서 제명에 못 죽고 거세 당한 왕들이 얼마든지 있으니까 말이다.

 

아들에게 욕 처들어 먹은 날! 그날이 애비로서 해방되는 날이 아닌가 싶다.

"이제 너 알아서 사세요!" 서로가 말이다.

 

정신적인 지주! 그런 아버지 였다면 그보다 더 큰 은혜는 없지만

보통의 아버지들은 그 황당한 꿈을 빨리 깨야 그나마 험한 꼴을 덜 본다.

내가 살아 온 과거가 내 몫이고 아들이 살아 갈 미래는 나와 별 상관은 아들의 몫이다.'

 

불의 한 아버지에게 대들고 욕지거리 한 이 세상의 아들들!

폐륜이 아니며 불효라고 생각하지 말고 죄의식도 갖지 마시라! 잘못된 것은 그 무엇이라도 까부셔야 좋은 세상이 된다.

그러했기에 그나마 아버지가 정신을 차린 일이다. 아들은 어설프지만 아버지로부터 독립 선언을 한 것이다.

독립 선언은 다 어설플 때 하는거다. 그래서 두둘겨 맞기도 하고 때로는 죽기도 했다. 그러면서 변하고 크는 거다.

 

부모가 자식을 늘 이겨 먹었다면 인류는 멸망했고 이 세상은 바퀴벌레가 짱 먹었을 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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