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단상

왜 힐링이고 무엇이 문제인가?

두 아들 아빠 2013. 3. 23. 19:19

요즈음 힐링(Healing)이 대세다. 신간 책들도 저다마 힐링을 담아냈다고 한다.

어떤 트라우마와 멘붕이 있길레 그리도 힐링이 필요한 것일까? 현대인의 공통된 트라우마는 무었일까!

 

바로 '우울'이다. 우울이야 말로 자살까지 달려가게 하는 원인이 아닌가 싶다. 우울은 '고립'에서부터 시작된다. 도무지 내 말을 진득하게 들어 줄 진정한 내편이 이 세상 천지에 단 한 명도 없는 것이다.

 

저 세상을 함께 가려고 자기와 같이 지독한 우울에 빠진 사람을 인터넷에서 찾는다. 마지막 죽음까지 가는 길에 동반자가 없다면 너무나 외롭기 때문이다. 그들끼리는 댓글로 두어 문장 나누면 서로를 단박에 알아 본다. 그만큼 처절했기 때문이다. 좀 참으라고? 죽음보다 더 한 고통 때문에 자살한다. 중고생이 줄지어 자살하는 한 결단코 정의를 말할 수 없는 사회다. 우린 그런 사회에서 저마다 잘난체 하면서 살아 간다.

힐링이 문제가 아니다. 도덕성 회복없이 힐링은 없다.  

 

우리사회는 선함을 추구하지 않고 합리적이지 않다. 악다구니로 살아야 할 뿐 아니라 삶은 모순 그 자체다. 아무도 이를 정죄하려 하거나 바로 잡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건 돈이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종교가 이를 이용하여 신자들을 집단 신경쇠약증 환자로 만들기도 한다. 기도를 한다면서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몸을 떨고 발작에 가까운 짓을 기적으로 내야만 다소 진정이 된다. 그래서 주일이란다.

 

가족이 힘이 되주던 시절은 지났다. 가족 해체는 너무 빨리 이루어지고 있고 가족이 있더라도 형제, 자매, 누이들, 부모도 다 자기 살길이 바쁘다. 옆에 나누어 줄 여력이 없다. 그럴수록 내 편 만드는데 힘을 써야 한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성 회복에 아낌없이 써야 한다. 이를 주변부터 퍼져나가야 하는데 어렵게 하는 것이 가족이다. 가족에게 받은 트라우마는 치유가 쉽지 않다. 죽음으로도 완전히 갈라서게 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강력하다. 대게는 스스로 침잠하고 말지만 사회에 독을 뿜어내기도 한다.

 

누군가 페이스북에 '세상이 피폐하니 내 몸도 피폐해진다.'고 했는데 댓글 중에 명답이 있었다.

"술 그만 처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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