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단상

정년 연장 유감

두 아들 아빠 2013. 5. 19. 16:03

이번 정년 연장법 개정 논의에 앞서 파워풀한 대한민국 58년 개띠생들을 먼저 거론하고자 한다. 일찍히 이들은 대도시에서 고등학교 평준화를 열었던 세대다. 박정희 대통령 아들 박지만이 58년 개띠인데 그 때문에 평준화가 되었다는 것은 근거 없는 낭설이다.

정년 연장 개정안은 2016년부터 공공기관과 지방공사, 30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며 1958년 개띠들부터 해택을 받게 된다. 이듬해인 2017년부터는 모든 사업장에 확대 된다. 정년 연장에는 한 가지 코드가 숨겨져 있다. 바로 국민연금 지급 개시 연령의 상향 조정이다.

 

50이 넘어서 까지 일을 한 것은 그리 오래 된 역사가 아니다. 불과 40년 전인 70년대 초만 해도 농촌에서 40 중반이 넘으면 일선에서 물러났다. 지금이야 환갑이 넘어도 마을회관에서 물당번을 한다고 하지만 전통적인 농업기반 사회에서 불혹의 나이에는 20대 어간의 건장한 아들이 있다면 힘든 농사 일은 놓았다. 산업화 사회에서 58세 정년이 생겼다. 하지만 이도 아주 잠시 지켜졌을 뿐이다. 정보화 시대에서는 사오정(45세)에 이어서 오륙도(56세까지 다니면 도둑놈)라는 험악한 말이 나오기도 했다.

 

정연 연장이 청년실업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뺐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그리 심각하지는 않을 일이다. 일터에서 58세를 넘긴 늙은이들과 20대가 정면으로 부딪칠 상황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늙은 아버지는 계속 일하고 젊은아들은 아버지가 벌어 온 돈으로 방구석을 뒹굴 우려가 더 큰 현실적인 문제다.

 

평균 수명이 늘었다고 경제 활동 연령도 함께 늘려야 한다는 법이나 자연 원칙은 없다. 개인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50이 넘으면 체력이나 기역력이 현격히 떨어진다. 육체나 정신 모든 40대와는 사뭇 다르다. 일을 시켜도 체력이나 집중도를 요하거나 안전에 크게 문제가 될만한 보직은 맡기지 말아야 한다. 운전도 상당한 체력과 집중도를 요하는 것으로 나이가 많은 분들은 대중교통 직업 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비교해도 급속히 저출산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와 사회 뿐 아니라 개인도 이에 대한 대비가 거의 없다. 겨우 국회에서 합의를 본 것이 민간 기업에서 지켜 질지도 모르는 애매한 정년 연장이다. 평균 수명이 80이 넘어가는 마당에 불과 2년의 정년 연장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인구가 엄청나게 늘었을 때 미래에 식량 재앙이 올 것이라고 걱정했던 세대가 바로 1958년 깨띠 생이 중간인 베이비 붐 세대들이다. 그런데 그들은 정작 잘 먹고 잘 살았다. 인구가 늘었을 때는 생육하고 번성한 일이다. 하지만 인구가 줄을 때는 없었다..... 우린 겪어 보지 못한, 미래를 알 수 없는 시대로 이미 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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