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취미

영화 변호인에 아버지 부재가 있다.

두 아들 아빠 2014. 1. 19. 22:48

한국사회에서 부성부재(父性不在)는 어제 오늘 이야기 아니다. 이는 전반적인 현상이며 영화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가부장'이라는 막차가 끊긴지도 모르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아버지들도 많다.

영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이 부성부재를 의도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부성부재를 무의식 중에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송우석은 아애 부모가 등장하지 않는다. 출산비용을 장인도 아니고 장모가 혼자 와서 치른다. 친가나 처가 모두 부성부재다.

대학생 진우는 홀어머니와 산다. 이 가정도 부성부재다. 하물며 송우석이 아파트를 사러 갔을 때 주인여자는 돈을 더 언져준다고 하자 남편에게 단 한마디 상의없이 그 즉시 결정한다. 이 역시 부성(夫性)부재다. 분명한 남편과 아버지 부재인데 '호로자식'이라는 말에는 욕하고 소금까지 뿌린다. 역린을 건드린 것이다.

 

아버지들이 전혀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차, 삼차 대폿집을 전전하는 아버지들, 사람을 두들겨 패고 애국가가 나오자 국기에 대한 경계를 하는 차동영 경감, 그 아버진 6.25 때 학살 당했다고 한다. 야식으로 먹고 남은 라면 국물에 김치까지 넣어 코에 붓는 경찰들, 잘나가는 검사, 판사, 변호사 영감님들...

영화는 모든 아버지들을 질타하고 있다. 그러면서 맨 마지막에 위로를 준다. 마치 나를 위해서 99명이 변호인이 되어 준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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