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고부 갈등 1.

두 아들 아빠 2005. 12. 10. 11:12

姑婦간의 갈등 뒤에는 아들이 있고,
그 책임은 아들의 아버지에게 있다.


세상의 어머니는 産苦 후에 아들을 낳았을 때 찬사를 한 것 받는다.
아이가 커가면서 사랑하는(?) 남편을 빼다 박을 정도로 같을 경우 더욱
아들이 예쁘고 사랑스럽다.

아장아장 첫 걸음을 걸을 때의 감동과 놀이방에 처음 보낸 후 마치
새끼 잃은 어미 곰 마냥 집안을 왔다 갔다 하며 울렁이는 가슴을
달랬던 기억이 새롭다.



초등학교 입학 때는 몇 달 전부터 학용품과 가방, 입학식 때 입고 갈
옷가지까지 정성스럽게 장만했다. 학부모가 된 것이다.

피아노 ,미술, 태권도, 컴퓨터, ……… 시킬 것은 많은데 시간이 없다.
이웃의 아이와 성적으로 은근히 경쟁이 되여 갈 고학년 시절
공부방 선생님과 잘 가르친다는 학원의 정보에 귀를 기울이며
보다 나은 성적을 올리려고 아들을 잡기(?) 시작한다.

잡는 것만으로는 아들의 불만을 감당 할 수 없어서
적당한 타협을 하는데 가능하다면 물질적인 원함을 들어준다.
이 무렵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면 아들에 대한 애착이 더욱
강해지기도 한다.




어린 아들 앞에서 아이 아빠인 남편의 흉을 보거나 무시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
때로는 그런 엄마가 힘들어 보여 아들은 나중에 자기가 커서
엄마를 호강 시켜준다고 말하여 엄마를 감동 시킨다.
이쯤 되면 어린 아들은 부부관계에 대한 상당한 부정적인
시각을 키우게 되는데
지아비에게 인정받지 못한 지어미는 자식에게도 인정받지
못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도통 집안
일에 관심 없는 남편이 문제이다.



영원히 내편이고 품안의 자식이라고 의심치 않은 아들에게
사춘기라는 열병이 찾아오면서 엄마는 혼란스럽고, 화가나는
일이 생겨 아들과 정면충돌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때 아들은 엄마를, 아빠와는 다르게 대응하게 되는데, 아들이 바라보는
눈빛에 질겁을 하거나 엄마의 매를 잡고, 제한적이긴 이지만 완력을
사용하기도 한다.

일거수일투족을 간섭(엄마-보살핌)하고 참견(엄마-챙겨줌)하던

엄마는 이때부터 아들의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

요즈음은 이러한 사태가 중, 고등학교가 아닌 초등학교 고학년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주변의 선배 엄마들은 이러한 사실을 자존심이 허락 치 않아
말하기를 꺼리며 오히려 은폐한다.
그저 "현욱이 엄마! 애들 너무 잡지 마!"


학부형 모임이 아이들이 비슷한 학년 위주로 만나게 되는데
이는 아이들 학교 교육과 연관 되여 그렇지만 실상은 큰 도움이 못된다.
우리 아이 보다는 3-4학년 위의 학부형과의 대화가 앞을 대비한
중요한 정보를 얻어 미리 대처할 수 있다.



머리가 굵어지는 아들은 엄마 앞에서 말수가 적어지는데
이는 절대로 손해 보는 말을 하지 않음의 절제력(?)이 생긴 이유이다.
간혹 자기 기분이 좋아서 저녁 밥상 앞에서 그날 학교에서 있었던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라도 해주면 .눈물나게 고맙다. 늦께 들어온
아이 아빠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며 오랜 만에 부부 대화도 해본다.
대학입시를 앞둔 아들은 집 안에서의 위세(?)는 절정에 다다른다.
아들이 좋은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 엄마의 신앙이다.

자유로운 아들의 대학 생활에서 엄마의 역할은 별 필요 없게 되고
용돈도 큰 돈은 아빠에게 받고, 잔돈푼만 엄마에게 당당하게 받는다.
그런 아들이 군대를 간다.
군대에서 아들이 입고 간 옷이 흙투성이가 되여 돌아 온 날
엄마는 밤 세워 울었다.

졸업과 취업 이 모든 힘든 일 뒤에서 엄마는 묵묵히 아들의 뒷바라지에 온 정성을 부었다.
드디어 아들이 자기 짝을 만나 엄마 앞에 선을 보이는데 대견한 마음은 잠시.
볼수록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디서 저런 애를…………" 내제된 고부간 갈등의 시작이다.



고부간의 갈등이 심한 경우는 공통점이 있다.
부부 관계가 원만하지 못 하거나 (현재는 물론 과거 포함)
맏아들 이거나 외동이나 귀한(?) 자식일 경우.
딸 있는 부모는 사돈댁 내외의 중, 장년 때의 금실이 좋은 사람이라면
심한 고부간의 갈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어린 아들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사춘기를 보내면서 엄마와
갈등을 빗 는 아들은 엄마의 마음에 큰 상처를 주며, 아버지의 사랑이
엄마에게 못 미치면 그것이 '한'으로 남을 수 있다.
그래서 아들은 커가며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

원래 가족끼리 별로 우애가 많지 않았던 집안이 남의 식구를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말리는 시누이와 때리는 시어머니는 아마도 아버지와 남편으로부터
과거에 인정받지 못하고, 그 둘 사이도 별로였음을 잘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옛 말에 "시집살이 한 사람이 며느리 시집살이 더 시킨다."고 했다.
하지만 이 말은 지난 이야기가 된 것 같고,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가구가 현격히 적어진 요즈음 우리 아이들 세대에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의 모습은 좀 다른 양상을 띨 것이다.


미래의 고부간의 갈등

 

아들이 결혼 후 한집에서 살 것 이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요즈음 없듯이 아이들도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현재 전업주부의 수는 적어지고 맞벌이가 당연시 되어 가고 있다.
한국 사회의 부정이 남자 혼자 벌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예전처럼 살림을 잘하니, 못하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의식주의 환경이 변화 할 것으로 본다.
외식 사업의 발달은 이미 학교 도시락 문화를 전멸 시켰고,
경제적 능력과 그의 관리가 문제이지 곰살 맞게 살림 잘 하는
것이 큰 이슈가 안 된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는 전제 하에, 현재의 주부들 즉, 미래의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미칠 영향력이 무엇인가를 생각 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영향력은 고사하고 (그 영향력은 아들이 엄마의 최소한의 권위를 인정하는
것에서 나옴) 아들, 며느리 눈치나 보는 천덕꾸러기가 되지 않을까!
노년 준비가 잘된 시부모는 손주 자식 육아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손주 육아는 고스란히 노부모의 몫이 된다.
여기까지 오면, 사랑이 아닌, 인생이 참 쓸쓸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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