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 통과, 참으로 기쁜 일입니다. 모두가 기뻐하고 있습니다. 2% 한나라당과 일부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사학법이 통과되자 한나라당에서는 강력한 투쟁을 예고하고 헌법 소원을 내겠다고 나선 모양입니다. 헌법
소원에 맛들인 모양입니다. 헌재가 자기네 안방인줄 아는가 봅니다. 또한 사학법 통과와 관련해서 많은 목사들이 들고 일어나고, 신학교 총장들은
"순교의 각오"를 했다는 기사를 본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을 봤을 때 대단한 반발이 예상됩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저들에게 좀
알려주고 싶은 사항들이 있습니다. 첫째, 한나라당의 헌법 소원 제기, 이제는 유통 기한이 지났습니다. "행복도시" 건설이 위헌이라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방방 떴는데도 헌재의 결정은 상식적으로 나왔습니다. 오히려 먼저의 수도 이전 위헌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는 의견들까지 나왔습니다. 더
이상 한나라당의 몰지각을 손 들어줄 헌재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괜히 엄한 데다가 힘쓰다가 명을 재촉하지 마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우리도
그런 것까지 신경 쓰기 골치 아픕니다.
이번에는 직접적인 피해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학교 재단들에게 충고를 드리겠습니다. 님들의
맘이야 이해가 갑니다. 학교를 자신들의 사유재산이자 왕국으로 생각하고 살아왔었는데, 누군가가 들어와서 간섭하겠다니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그런 걸 어떻게 합니까? 그냥 '이젠 좋은 세월 다 끝났다' 하고 생각하시면서 빨리 적응하셔야 합니다. 괜히
반발하면서 나섰다가는 정말 큰 어려움을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유념하시길 바랍니다.
어떤 어려움이냐고요? 상식적인 법에 대해서
지나친 반발이 있다는 것은 결국 그 속에 밝히면 안 되는 밥그릇이 숨어 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수사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좀 하시면서 적정 수준에서 반발을 하시길 바랍니다. 혹여 여러분의 반발이 넘 강력하면, 그래서 겨우 겨우 통과된 법이 뒤집힐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하면 민중으로부터 어떤 돌들이 날아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예를 들자면, 혹여 여러분들께서 온전히 깨끗하시다면
모르겠으나 만약에, 정말 만약에 비리가 있으신데 그것에 대해서 누군가가 어찌 어찌 알고 있다면, 여러분의 그런 행동에 그냥 있을 것 같습니까?
그런 학교 재단의 비리를 보면서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자녀의 교육을 이런 암담한 현실에 맡겨야 한다는 것에 대한 절망감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절망감이 여러분의 강력 반발로 인해서 어떤 사태를 가져오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있습니까? 이건 여러분을 협박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만약의 사태까지라도 생각하면서 행동하기를 바라는 진심 어린 마음에서 드리는 충고입니다.
특히, 이 면에서
기독교 계열 학교와 신학교들은 지금의 국민적 정서상 만일 재단 비리 같은 것이 나오면 정말 끝장입니다. 아마 교인들도 감싸주지 않을 것입니다.
사학법 반대에 "순교의 각오"를 하셨지만, 그냥 계시고 좀 비굴하게 구시는 쪽이 낫습니다. 그 정도 비굴함이 오히려 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헛소리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왜 따뜻한 밥 먹고 헛소리를 하겠습니까? 다 생각이 있고, 듣는 것이
있고, 보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압니까? 누군가가 저에게 어떤 학교의 중대한 비리 사실을 알려줄지? 누가 압니까? 데일리서프라이즈가
사학 비리 단독 보도로 뜰지... 아니 내일 당장 학교의 재단 비리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와 정보가 자신의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될 수도 있는
세상입니다. 그걸 누가 막습니까?
그러니 그냥 좋은 시절 지나갔다고 생각하시고, 적당히 하시고 접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저희도
그런 것까지 신경 쓰고 살고 싶지는 않다는 말입니다. 부탁 좀 드립니다. 안 그러면 당신들도 수사 받고 고생하고, 그거 제보한 사람도 어려워지고
서로 복잡하잖아요.
마지막으로 강력 반발 신학교들에게 특별히 당부하고 싶습니다. 신학교라는 것이 워낙에는 국가의 인정을 받으면서
하게 되어 있지 않습니다. 국가로부터 특별한 혜택을 받지 않고, 또한 특별한 감찰도 받지 않기 위해서 한국 교회는 국가로부터 인정받기를
거부했었습니다. 신학교의 인정은 교단이 하는 것이고, 교단의 형편에 따라서 운영하여서 자신들의 신학과 사상을 온전히 전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신들이 나서서 국가의 관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제 국가가 주는 각종 혜택을 받고 있으니 국가의 감찰과 지도를
받아야지요. 그리고 누가 보더라도 깨끗하게 관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현실이 그렇지 못한 것 같은 이야기를 듣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이번 기회에 정말 순교의 각오를 하셨다면, 국가 인정 신학교를 폐쇄하시고 진정한 교단 인준 신학교로서 거듭나셔서 어렵더라도 자신들의 신학과
사상을 바르게 전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시길 바랍니다.
제가 여러분을 협박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 이야기를 두렵게 들으실
필요는 있습니다. 역사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공의가 선의 중심을 생존 자체에 두고 흘러오던 시대에는 지금 문제가 되는 행동도
문제가 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역사 안에 이제 좀더 본질적인 공의에 초점을 맞추고 운영하고 계십니다. 하나님께서 이 역사를
통해서 실현하시는 선에 자신을 맞춰야지, 자신이 선이라고 고집하면 하나님의 공의의 도끼에 찍혀 불에 던지우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