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김제를 떠나 동진강을 건너, 고마제 저수지를 거쳐서 부안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피방에 왔습니다. 도심지에서 점심 후 휴식을 취하기 이곳 만큼 좋은 곳이 없더군요. 한 시간에 천원이며, 커피와 아이에게는 요구르트도 갔다 줍니다.
잠시 들려서 답글도 달고, 다음 여정지의 정보도 입수하고요.
어제 김제 조금 못미쳐서 있는 백산 저수지를 그냥 지나쳐 왔습니다.
윤흥길의 단편소설 '완장'의 무대이지요.
주인공인 종술이 밑바닥 인생을 살다가 우연히 졸부 최상으로 부터 저수지 관리를 맡아 달라고 부탁을 받게 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의 팔에는 빨간색 완장이 달리게 된다. 그 때의 그 완장은 종술이 살아오면서 처음이자 마지 막으로 느끼게 되는 권력이다. 그런 완장이 종술이게는 어느 누구의 팔에 달린 완장보다 더욱더 크게 느껴졌을 것 이다. 아니 국회의원이 다는 금배지 보다도 더 크게 느껴졌을 것이다.
저수지 불법 행위를 단속한다는 명목으로 완장을 차고 그것도 권력이라고 휘두르는...
우리는 과거 일제와 6.25전쟁 그리고 군사독재 시절을 겪으면서 '표면의 힘' 소위 '끗발이 좋은' 것에 매달려 왔다. 그래서 강한자에게는 끝없는 경외감과 약한자에게는 한없는 경멸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는 폭력을 정당화 하여서 한 가정에서 힘없는 아내가 남편으로부터 무자비한 폭력을 당해도 '오직했으면 때렸겠냐'든지, '맞을 짓을 해서 맞았다'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표면의 힘'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그 결과 '내면의 힘'은 가치가 없는 것으로 치부하여 문화와 의식의 발전을 엄청 더디게 했다. 이는 원시 사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내면의 힘' 즉 '영혼의 힘'을 강조해야 할 종교도 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허우적 거리고 있는 현실이다. 진정한 교사는(종교지도자를 포함하여) 가르치는 대상의 일상을 규제하기 보다는 의식을 어떻게 올 릴 것이가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내면의 의식'이 힘을 발휘하는 사회야 말로 진정한 문화 강국의 사회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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