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나들이 ~ '애들이 다 커서 따라오지 않습니다.'

두 아들 아빠 2006. 4. 30. 18:49

5월은 가정의 달이자 나들이의 계절입니다.

 

자녀들이 초등고학년이나 중학생 이상 되면 부모와 함께하는 나들이에 따라 나서지 않습니다.

이를 그저 "이제 애들이 컷 다고 따라오지 않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을 보는데 그렇게 단순하게 볼 것이 아닙니다. 자녀가 부모와 함께하지 않는 서운함을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것이죠.

 

어렸을 때는 부모가 자신의 세계에 전부였으니까 별 문제없습니다. 하지만 머리가 커지면서 자신의 사생활이 있어서 함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정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꼭 함께 해야 할 때도 안가겠다고 버티거나 억지로 따라나서는 일이 문제이지요.

 

자아가 성숙하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2학년쯤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부모와 함께 나들이를 가면 평소에는 엄마하고만 지내다 집안의 최고 권력자인 아빠도 함께 합니다. 든든한 면도 있지만 잔소리 하는 사람이 둘이나 되는 것이죠.

 

아이들 위주가 아니고 부모 위주로 돌아가고 더구나 남이 보이게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아이들 입장에서는 꼼짝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죠. 재미가 없을 뿐 아니라 자신들도 고대하고, 즐거워야 할 휴일이 온통 짜증으로 보내게 되죠.

 

그래서 같이 가는 것을 꺼리는 것입니다. 이것을 애들이 컷 다고 따라오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이죠. 그래야 부모의 잘못도, 아이의 잘못도 없이 넘어가는 지혜(?)로운 거래입니다. 하지만 그 나이 때 부모와 자녀가 나누어야 할 많은 교감은 없는 것입니다.

이는 그저 생물학적으로 키우는 것이죠.

 

이런 문제를 사전에 방지 하려면~

나들이의 성격과 이유 등을 사전에 자녀에게 설명을 하고 가급적 동의를 얻는 형식을 취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자신이 끌려 간 것이 아니라 자신도 같이 참여했다는 인식이 생깁니다.

 

나들이 때는 가급적 잔소리를 삼가 해야 합니다. 아이와 같이 논다는 입장에서 먼저 자유로움을 보장 해주어야 합니다. 눈에 거슬리는 몇 가지 행동은 모른척하거니 오히려 같이 적극적으로 함께 해 주어야 합니다.

 

그들이 원하고, 하고 싶은 일을 나들이 일정의 한 부분에 끼워 넣어 주어야 합니다. 가령 PC방게임을 좋아하면 틈나는 시간에 보내 주어야 합니다. 어른들끼리 술 마시고 이야기 하면서 다 큰 애들을 오랫동안 옆에 뻘쭘하게 앉혀 놓거나 다른방에 우두커니 세워 놓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위 글에서 부모라고 했지만 사실은 모든 문제는 아버지입니다. 변명을 하자면 현재의 아버지가 그의 아버지와 온전한 나들이를 해보지 못해서 입니다.

부디 아직 어린 자녀가 있는 분들은 이를 잘 실천하시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오래하는 나들이의 행복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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