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

중년남성의 우울증에 관하여 1.

두 아들 아빠 2006. 9. 22. 22:36
 

중년남성의 우울증에 관하여


1.남편의 우울증이 가족에게 어떻게 전위 되는가?

2.우리사회의 변천과정 중에서 오늘날 중년의 위치

3.왜곡된 유교문화와 서구문명의 무차별 유입과 그 피해

4.강한 남자 콤플렉스

6.사회, 연령적 정체기에 있는 중년 남성의 대책

7.여성들은 남편의 우울증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를 해야 하나


 

1.남편의 우울증이 가족에게 어떻게 전위 되는가?


-사회 활동을 하고 집에 들어오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고 열 살이 넘는 아이들은 몇 분 후에 소리를 지를 것이라는 것을 짐작한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후 나는 엘리베이터에 있는 거울에 내 표정을 보고 굳어 있으면 안면 근육을 푼다.

아무리 밖에서 속상한 일이 있어도 일단은 환하게 웃으면서 현관을 들어선다.

그러면 아이들과 아내의 반응도 좋다.


어찌 보면 가증이라고 할 수 있는데, 때로는 의식적인 가증이 내 마음을 달래 준적이 있다. 한 6년 전에 몹시 괴로운 일을 당한 적이 있었다. 술을 마시고 귀가를 하면서, 동네 어귀에 있는 가게에서 아내와 같이 마시려고 맥주 두 병을 사가지고 들어 왔다. 늦은 시간까지 날 기다리는 아내는 조심스레 반겨주었다.

같이 맥주를 마시며 옛 날 연애 시절에 재미있고, 즐거웠던 일들을 이야기 하면서 내 기분이 서서히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


이와 반대로 인상을 팍팍 쓰면서 트집이나 잡고 소리를 지르면 아내는 말 할 것도 없고 나도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한다. 만일 아이들이 자지 않을 때 그러면 어린 영혼들은 공포에 떠는 것이다.

가장의 표정 하나 하나와 행동 모두가 가족에게는 절대적이다.

이를 알고 눈치를 보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란 쉽지 않았다.

힘의 억압은 저항을 하거나, 감례를 하면 된지만, 가장의 우울은 가정 전체의 우울로 전위된다.


2.우리사회의 변천과정 중에서 오늘날 중년의 위치


-우리의 윗세대는 동족과의 전쟁도 경험하고, 돈을 벌기 위해 남의 나라에 가서 전투도 했다. 의식이 온전하지 않음은 이해를 한다. 삶을 영위하는 것만으로도 감사 할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다르다. 그분들과 의식을 비교 할 수없고, 따라서 탓 할 수 없다.

한국은 반세기 사이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선진국은 200년 동안 이룬 것을 우리는 급격한 변화로 단시일 만에 이룬 것이다. 사상이나 의식의 진보도 없이 외적인면만 그렇게 되었다.

먹고 사는 것이 절대적인 가치 일 때, 사는 형편이 점점 나아지면 별 문제가 없다. 이제는 산업의 변화와 이에 따른 정체기가 도래해서 그동안 급격한 변화로 인한 문제가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오늘날 중년은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사회와 가정의 중심의 축으로 살고 있다.

 

3.왜곡된 유교문화와 서구문명의 무차별 유입과 그 피해


-조선왕조 5백년을 면면히 이어오고, 다스려왔던 유교는 가시적 힘을 앞세운 서구문명과 일본의 침탈로 여지없이 무너졌다. 더 이상 정신적인 가치로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가시적인 힘으로 나타나지 못하는 정신은 내다버리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 정신과 진리는 다 빠져 나가고 껍떼기와 형식만 남아 있다. 그게 제사이다. 유교와 불교는 신을 중심으로 하는 종교가 아니다. 따라서 어떠한 우상숭배도 없다. 유교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도 오늘날 왜곡된 유교는 조상을 ‘유교의 예(禮)’를 넘어서 우상 숭배를 한다.

제사는 예를 갖춘 의식(儀式)이다. 조상에게 복이 비는 행위가 아니라, 조상의 공덕을 논하여 후대에 본보기가 되게 하며, 그렇지 못한 조상은 온당한 비판을 가하여 좋지 못한 예이지만, 반면교사(半面敎師)의 교훈을 삼는 것이다.

제사를 지내오면서 조상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본적이 있는가?


일본의 섬뜩한 사무라이 조폭문화가 반세기를 휩쓸고, 좌익과 우익의 처절한 대치를 거친 후 청도교로 무장한 미국문화가 뒤 덮었다. 아직도 일제의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고, 우리의 지도층 중에는 미국을 ‘美國’ 이라고 해 벌레 하는 사람이 지천에 깔려있다.

얼마 전만 해도 미국유학을 갔다 온 사람이 칼럼만 썼다 하면, 미국은 어떤데... 하면서 그저 미국이 좋다는 비유를 하기에 급급했다. 칼럼의 마무리는 여지없이 '자기 비하'였다.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제는 그런 사람은 별로 없다.


우리는 한 사상이 사회적인 주류를 이룬 다음에 정당한 비판에 이어서, 온전하고 새로운 사상을 스스로 만들어 간 역사가 없다. 이것이 한민족이 사상(의식)에 대한 굶주림과 서글픔이다.

이런 속에서 오늘날의 중년남자들은 마치 머리를 산발하고 맨발로 헤매는 정신병자같이 길거리를 내 달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