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취미

영화 '두 개의 문'

두 아들 아빠 2012. 7. 21. 10:03

공주에서  '두 개의 문' 영화를 볼 수 있어 참으로 감사했다. 여러분들이 함께해 주셔서 가능했다.

저 예산의 독립영화가 성공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 영화가 증명했으면 한다.

이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은 애초부터 흥미위주는 아니었으라 실체적 사실을 영화를 통해서 확인하고 싶었을 것이다.

 

게오르규의 소설 '25시'와 같이 농성 25시간만에 완전 섬멸된 철거 농성자 이야기다. 그날 새벽은 24시 뒤에 새로운 날이 온 것이 아니라 암흑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영화에서도 잠시 소개되었지만 참여정부 때 오산세교 철거단지 농성은 54일 동안 대치만 하다가 공권력을 투입한 사건이 있었다. 공권력 행사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국가가 저지르는 폭력은 돌이 킬 수 없는 엄청난 파괴력이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서 설(구정)이 가지는 의미는 대단하다. 기나긴  동절기 공사 중단을 풀고 본격적으로 공사를 하는 시기다. 철거민들은 설을 앞두고 농성을 시작했고 건설업계에서 잔뼈가 굵으신 그분은 설 전에 해결하라고 지시했을 것으로 짐작한다. 5일 후가 설날이었다.

 

이 영화의 펙트는 농성, 무자비한 진압과 엉터리 수사나 재판 과정보다는 사건 자체가 "부동산투기가 벌린 광란의 끝짱'이라는 점이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공권력의 폭력으로 사람이 타죽었는데도 특별시민들의 반응은 의외로 조용했고 이에 용기를 얻은 공권력은 쌍용차 파업농성도 무자비하게 진압했다는 요지의 말을 했다.

 

당시에 아파트 현관 광고판에 아침,저녁으로 올라가는 은행 대출금 한도를 보면서 희뭇한 미소를 지었다.

특별시민과 수도권시민들은 심정적으로 내집값 올리기에 여념이 없었고 그 와중에 철거민 몇 명쯤 죽어도 별 것 아니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들이 이젠 하우스푸어가 되었다.

 

부동산 투기는 국가가 은행을 앞세워 저지르지 않으면 할 수 없다. 부동산 투기로 오른 자산은 허접한 주가를 받쳐주고 그렇게 해서 드린 설비시설로 돈을 벌어 그 돈으로 다시 땅 투기를 하는 사이클을 유지했다. 그런데 요즈음은 설비 투자보다는 자본을 굴려 돈을 벌고 있다. 그러함에도 부동산 투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세계 경제 동향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안정적인 부동산 투기는 상당히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용산 프로젝트에 대한민국의 메이저급 건설사가 다 붙어 있었고 계주는 삼성이었다. 그 계주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손을 뗐다. 사람을 태워 죽이고 사업이 잘 되길 바라면 안 된다. 그건 역사의 공의에도 어긋난다. 사건의 건물인 남일당 터는 현재 주자창으로 쓰고 있단다. 아이들이 용산사태에 대해서 질문하면 이렇게 말 할 수 밖에 없다.

"그 땐 다들 부동산에 미쳐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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