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취미

싸이와 포용의 문화강국

두 아들 아빠 2012. 9. 30. 12:31

1947년 백범 김구선생은 '대한민국은 군사강국도 아니요 경제강국도 아닌, 문화강국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 시절에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 들은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전혀 없던 것은 아니다. 당시 시골과 지방에서 이발소 이름을 "문화이발소"라고 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충남 공주시 이이면에 아직도 '문화이발소'가 있다.

 

90년대 말 박세리의 골프 우승은 단련된 굵은 허버지가 이룬 '부녀의 억척'의 신화였다면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우승은 동작 자체가 예술이기 때문에 '문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여자골프가 미국에서 여전히 강세이지만 더 이상 뉴스의 중심이 되지 못한다.

이제 그 단계를 김연아가 넘은 일이다.

 

70~80년대 미국의 팝송이 전 세계 젋은이들의 영혼까지 주장했지만

90년대에 들어서는 팝송프로가 밀리고 교실 밖을 뛰쳐나 온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국내산 '가요가 판을 치게 되었다. 내공은 그 때부터 쌓이기 시작했다.

 

싸이가 미국과 영국. 해양세력을 점령했다면 김기덕은 영화로 유럽대륙을 굴복시켰다.

자본도, 아이디어도, 비지니스의 승리도 아니다.

우리가 약탈과 침략에 찌들었기에 점령과 굴복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문화는 그렇게 하지 않아야 한다.

진정한 문화는 포용이다. 세계 역사 이래 포용의 문화는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걸 해내야 한다.

문화를 앞세워 약탈을 자행한 역사는 얼마든지 있고 다들 그렇게 해 왔다. 심지어 종교까지 동원했다.

 

'지리(地理)는 숙명이다.'  한반도는 예로부터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첨예하게 충돌한 지역이다.

예전엔 터키가 그런 역활을 했는데 수백만명이 전쟁으로 죽은 잔혹의 역사는 없었다.

20세기에 들어서는 그 무대가 한반도로 옮겨와 그 긴장감은 아직도 팽팽하게 유지되고 있다.

지구의 소실점이 한반도라고 할 수 있다.

 

태평성대 시대에 문화가 꽃 피우기도 하지만 대게 종착은 타락으로 가게되어 있다.

잘 나가던 부자가 정신을 잃을 정도로 돈을 잃거나,

삶을 잘 운용하던 사람이 황당한 사건이 터지는 이유는 타락으로 가지 않기 위한 은혜일 수 있다.

(싸이 군대 두 번 갔다.)

 

반면에 삶과 죽음이 가르는 곳에서는 팽팽하게 당긴 활시위 같은 긴장감 때문에 

말초신경 모두가 곤두서기 마련이다. 소실점은 그 집단의 최대 약점이다.

그런 곳에서 인간의 심령을 울리는 그 무엇이 나온다. (이런 걸 헝그리 정신이라고 하면 대화가 안 된다.)

인류의 보편적 아킬레스건을 건드릴 수 있다. 무엇으로? 포용의 문화로!

 

일본이 쓰나미 재앙을 당했을 때 우리 연예계는 포용의 문화를 보여 주었다. 하지만 일본이 우리에게 돌려준 것은

실망 뿐이었다. 일본은 문화도 포용도 한반도에 한참 뒤 떨어진 찌질이 국가와 민족이 되었다.

거긴 침략과 약탈이 문화의 근간이었기 때문이다.

 

-계속-

'문화, 취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면증의 주범은 케이블 T.V와...  (0) 2013.01.17
음악인을 위한 집  (0) 2013.01.12
영화 '두 개의 문'  (0) 2012.07.21
영화 ‘부러진 화살’  (0) 2012.01.29
인순이 인기와 왜곡된 대중문화  (0) 2011.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