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취미

불면증의 주범은 케이블 T.V와...

두 아들 아빠 2013. 1. 17. 21:29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꽤있다. 육체노동이 거의 없는, 있다 하더라도 고단할 정도가 아닌 도시의 현대인들이 숙면을 취하기에는 그 외 조건도 너무 좋지 못하다. 여기에 염려, 불안, 심리적 원인과 신체, 정신적 등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병리적인 상태가 아니라면 원인은 다른데 있다.

 

일단 자다 일어나서 T.V를 켜면 그걸로 잠은 다 잔 일이다. 특히 케이블 T.V의 100여개의 채널을 돌리다 보면 수십분은 훌쩍 간다. 그 사이 눈에 자극이 오는 것을 보면 잠은 냅다 달아난다. 사실 그 때까지 열심히 리모콘을 눌러 댄다. 자다 깨어 보는 T.V는 집중도가 훨씬 떨어진다. 그래서 아침에 뭘 봤는가 생각하면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뜬 눈으로 멀건히 보고 있던 것이다. 현대인들의 상당수의 취미가 '한밤에 T.V 시청'인데 그렇다는 사람은 보질 못했다.

 

불면증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T.V를 자는 장소에서 치워야 한다. 전자파가 좋지 않아 가급적 취침전등도 머리 맡에 두지 말아야 한다. T.V는 집안에서 영원히 퇴츨시켜야 하는데 혼자 지내는 솔로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왜? 고독하기 때문이다. 일어나면 습관적으로 키고 마주 앉고 밥을 먹고, 목욕을 하고 머리를 말리며 화장을 할 때도 그저 틀어 놓는다. 집을 나설 때나 겨우 끈다. 집안에서 비맞은 중 마냥 혼자 중얼거릴 수도 없고 홀로 있는 기나긴 정적은 외로울 뿐 아니라 때론 무섭기까지 한다. 그래서 무작정 틀어 놓는다.

 

잠자리에 T.V가 없어도 머리 맡에 스마트폰 등을 두고 잠깐씩 뭘 확인해도 잠이 달아난다. 그렇다고 남들 다 자는데 시간이 찍혀 나오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릴 수도 없다. 눈팅만 해도 불면의 밤을 지셀 수 있다. 벽걸이 시계 초침 소리에 잠을 못 이루는 사람도 있는데 소음은 저주파가 더 좋지 못하다고 한다. 기차길 옆 오막살이 아기는 잘도 잔다고 했다.

 

현대인은 소통이 극히 제한적이다. 거기다 홀로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 잠자는 공간은 예전보다 더 넓어졌다. 그래서 더 외롭다. 예전에 한방에 한 식구가 다 몰아 잤을 땐 불면증은 없었다. 그 방에서 동생이 계속 생겨났는데도 전혀 알 수가 없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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